양산 성황산서 700여 기 삼국시대 무덤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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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제93호인 경남 양산 북정리 고분군 주변에서 700기가 넘는 삼국시대 무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무덤은 함안 말이산 고분군(1000여 기)이나 경북 고령군 대가야 지산동 고분군(700여 기)에 버금가는 대규모 무덤군으로, 추가 훼손을 막을 정비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양산시는 올 4월부터 10월까지 국가지정문화재 보수정비사업 일환으로 북정동 산1048의 2 북정리 고분군 일대 40만㎡에 대한 정밀 지표조사 용역을 시행 중이라고 8일 밝혔다.

북정리 고분군 주변 조사 중 확인
말이산 고분군에 비견될 대규모
추가 발견 가능성, 상당수 훼손
시, 조사 지역 확대·기간도 연장



시는 정밀 지표조사 과정에서 북정리 고분군 주변인 성황산 일대에서 삼국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700여 기의 무덤을 발견했다. 발견된 무덤들은 성황산 등산로 주변을 포함한 산 전체에 분산돼 있으며, 상당수 고분이 도굴 등으로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기산성이 있는 성황산은 해발 331m로 양산의 진산으로 불린다. 성황산 북쪽 능선에는 북정리 고분군이, 남쪽 능선에는 신기리 고분군이 각각 위치해 있다.

시는 성황산에서 삼국시대 무덤들이 무더기로 발견되자, 수차례 문화재 전문위원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 회의를 거쳐 정밀 지표조사 대상 지역을 애초 40만㎡에서 30만여㎡를 추가, 70만여㎡로 확대하고 조사 기간 역시 11월 말까지 1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시는 정밀 지표조사 대상 지역이 배가량 늘어남에 따라 지표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무덤들의 추가 발견은 물론 각종 유구도 수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무덤들이 삼국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확인된 데다 자문단도 훼손 등을 막기 위해 고분군 확대의 필요성을 제기함에 따라 향후 북정리 고분군 확대를 위한 학술용역 등 관련 용역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1963년 사적 제93호로 지정된 북정리 고분군의 면적은 2만 5000여㎡이다. 김유신 장군의 아버지인 김서현 장군과 만명 부인의 묘로 추정되는 부부총을 비롯해 금조총 등 13기의 고분이 있다.

시는 지난해부터 북정리 고분군에 묻혀 있는 주인공은 누구인지, 가야인인지 신라인인지 여부 등을 규명하기 위해 정밀 발굴조사를 진행 중이다.

북정리 고분군은 그동안 신라시대 고분군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라시대 고분군이 평지에 조성된 것과 달리 북정리 고분군은 구릉에 조성돼 신라보다는 가야 문화권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시 관계자는 “현재 발견된 무덤만 700기가 넘는 데다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높다”면서 “발견된 무덤들의 추가 훼손 등을 막기 위해 북정리 고분군 지정 확대는 물론 훼손을 막을 정비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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