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만 수강 땐 미국 떠나라” 당혹감 커지는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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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최근 외국인 유학생 비자를 취소하고 신규 발급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미국에 유학 중이거나 유학을 앞둔 한국 학생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 유학생 커뮤니티와 부산지역 유학원에는 향후 진학이나 학업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유학생 A(29) 씨는 앞이 막막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수강하는 외국인 학생에 대해 강제 추방을 선언해서다. A 씨는 박사 과정 수료 이후 미국에서 취업까지 하려고 했지만, 취업 비자를 받기 불투명해지자 한국으로 돌아와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美, 온라인 수강 학생 추방 선언
F-1·M-1 비자 발급·연장 불가
대면수업 병행·휴학 선택 불가피
유학원에도 진학 상담 혼란 가중

A 씨는 “현재 우리 대학에만 한국인 유학생 200여 명이 공부하고 있다. 다행히 이번 학기에는 비자가 취소되지 않는다고 통보받았다”면서 “하지만 다른 주에 있는 유학생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7일 비 이민 F-1 비자(학업과정)와 M-1 비자(직업과정) 유학생 중 온라인 강좌만 수강하는 경우 미국에 남아 있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따라서 외국인 유학생은 대면 수업과 병행하거나 휴학을 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현재 미국 대학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대부분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미국 유학생 커뮤니티에는 수업 방식을 놓고 고민하는 글들이 많았다. UCLA에 다니고 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이번 학기는 100%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다음 학기도 온라인을 계획했는데 대면 수업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수업으로 전환해야 하는 건지 혼란스럽다”면서 “지금 가진 비자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데 학교에선 따로 기숙사도 안 준다고 해 너무 막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학교로부터 최소 한 과목 이상 대면 수업을 받는 외국인 유학생은 안심해도 된다는 메일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평소에 대학 관계자의 행정 처리에 대해 불신이 크다. 관계자들이 미 정부의 행정 명령을 100% 이해하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유학원들에는 예비 유학생의 진학과 관련한 고민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유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부산진구 부전동에 위치한 한 유학원 대표는 “미국에 유학 간 학생들 대부분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일부 남아 있는 학생은 어떡해야 하는지 문의가 많다”면서 “일단 유학원은 중간 다리 역할이라 현지 대학이 세우는 대책을 따를 수밖에 없다. 미국은 유학생 중 70% 정도가 지망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라 예비 유학생들이 아주 곤란해진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한·미 간 협의를 통해 국민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성현·서유리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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