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해운업 ‘생명줄’ 놓은 해수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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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한국해양진흥공사 출자금 예산 3000억 원이 3차 추경에서 누락( 지난 6일 자 1면 보도)되는 과정에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예산 편성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양진흥공사 출자금 누락 과정
문성혁 장관 “현 상태 문제없다”
예산 확보 소극적 태도 도마 위

지난달 30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이하 예결위) 1차 전체회의에서는 해양진흥공사 기금 편성이 논의됐다.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은 “위기에 빠진 해운업을 지원하려면 3000억 원 정도 추가 출자가 되어야 하반기를 버틸 수 있겠다 생각하는데, 장관님 생각을 말씀해 주십시오”라며 문 장관에게 질의했다. 사실상 기금 편성 필요성에 대한 일종의 ‘유도신문’을 한 것이다. 하지만 최 의원의 질의 취지와 문 장관 답은 달랐다. 문 장관은 “공사의 재정건전성이 작년보다는 약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 상태를 고려해 볼 때 해운업계 지원에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며 “추가 자본 확충 필요성 등에 대해서는 재정 당국과 한번 협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추경에 해양진흥공사 기금은 끝내 편성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업계를 위해 각 부처 장관들이 예결위에 지원 예산 편성 필요성을 강하게 설득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중소 선사에 ‘생명줄’로 통하는 해양진흥공사 기금인 만큼 업계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출자금이 늘어 해양진흥공사 재정건전성이 높아지면 공사 신용을 바탕으로 저리의 채권을 발행해 각종 지원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정부 출자액은 2018년 공사 출범 때 1300억 원, 지난해 700억 원뿐 코로나19가 확산된 올해는 출자가 없었다. 해수부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출범 2주년을 맞은 해양진흥공사를 “물적으로 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산 확보 최일선인 국회에서 장관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이런 노력이 ‘헛구호’로 비치게 됐다. 부산의 한 선사 관계자는 “해운업계를 지원하겠다는 장관이 예산 확보 최일선인 국회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은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예결위에서의 장관 발언은 기재부 등 예산 당국이 동석해 있는 점을 고려해 사실상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한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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