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아의 그림책방] 다르면 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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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공연예술팀장

<난 남달라!>는 남다른 펭귄 이야기다. 김준영 작가는 수영을 ‘안 하는’ 펭귄 남달라를 보여준다. 친구들은 회오리·말미잘 수영을 배우지만 달라는 재미없는 수영이 싫다. 수영을 대신할 것을 찾다가 우연히 미끄러졌는데… 너무 재미난다. 달라는 매일 즐겁게 미끄러지는 기술을 연마하고, 바다표범 미끄럼 대회에 출전해 1등을 하게 된다. 달라를 본 친구들은 생각한다. ‘나도 다른 걸 해 볼까?’ 미끄럼 코치가 된 달라는 어느날 바다에 풍덩 빠진다. 바닷속이 너무 멋지다는 것을 알게 된 달라. “수영 한번 해 볼까?” 좋아하는 일, 잘 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획일화된 교육보다 개성을 존중하는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개성은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속에서 더 활짝 피어난다.





클레어 알렉산더의 그림책 <조금 다르면 안 돼?>에는 머리 위로 구름을 쏘는 퐁퐁이들이 나온다. 다들 회색빛 작은 구름을 퐁! 퐁! 일사불란하게 쏘아낸다. 그 중 한 퐁퐁이가 뒤늦게 ‘슝!’하고 알록달록한 구름을 쏘았다. “우리랑 다르잖아!” 다르니까 마음에 안 들고 이상하다. 친구들의 비난에 ‘왜 나만 다르지?’ 고민에 빠진 알록달록 퐁퐁이에게 누군가 말을 건다. “네가 만든 거니?” 그는 알록달록한 구름이 예쁘다고 칭찬한다. “잘한다. 최고! 최고!” 새 친구의 격려에 퐁퐁이는 더 크고 더 멋진 구름을 쏘아 올린다. “다른 것과 달라!” 같은 말이지만 비난과 칭찬의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다르면 좀 어때? 달라서 틀린 것이 아니고 달라서 멋진 것이 될 수 있다. 천편일률 같은 색깔의 세상은 매력이 없다. 앙헬 부르가스가 글을 쓴 <같이>에는 자신만의 그림에 빠진 두 친구가 등장한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이 정한 것만 그린다. 서로 다른 두 그림 속에 상대방의 꽃그림이 하나씩 끼어든다. “내 그림 안에 다른 것이 들어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그림)며 그림 속 캐릭터들이 한판 전쟁을 치른다. 뒤죽박죽 엉망이 된 상태로 상대의 위치에 서게 되니 그림이 달라 보인다. ‘서로 다른 우리가 같이 그림을 그리면 어떨까?’ 세상의 수많은 다름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각각의 다름이 모여 함께 어우러지는 세상이야말로 최고의 ‘걸작’일 것이다.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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