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골프와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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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파4 홀에서 공을 4번 쳐서 그린의 홀컵에 넣으면 파로 적는다. 여기서 1타씩 추가되면 보기(Bogey), 더블 보기(Double bogey), 트리플 보기(Triple bogey), 더블 파(Double par)라고 한다.

파(Par)는 ‘동등하다’는 의미로 기준 타수를 말한다. 1870년 브리티시오픈 때 우승 스코어를 예측하면서 주식 액면가(Par Figure)에서 그 개념을 빌려왔다.

반대로 파4 홀에서 세 번 만에 공을 넣으면 버디(Birdie), 두 번은 이글(Eagle), 한 번은 앨버트로스(Albatross)라고 한다. 자세히 보면 용어가 재밌다. 모두 새(Bird)와 관련이 있다. 스코어가 좋을수록 더 큰 새로 불러준다.

버디는 작은 새를 뜻한다. 1899년 미국 아틸란타 골프클럽 포섬 매치에서 스미스라는 선수가 공을 홀에 6인치(약 15cm)가량 붙이고서 외친 “That was a bird of a shot(새처럼 샷이 날아갔다)”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기준 타수보다 2타를 적게 치는 이글은 예전에 ‘빅 버드’라는 단어를 썼지만 대중의 호응이 없다가 1903년 뉴욕타임스에서 ‘이글’이라는 단어를 처음 쓰고 나서 널리 사용됐다.

앨버트로스는 기준 타수보다 3타 적은 수로 공을 넣는 경우를 말하는데, 1922년 처음으로 사용이 됐다. 그해 제1회 영국과 미국의 골프 대항전이 열리게 되었는데, 경기가 시작되기 전 영국팀의 주장인 시릴 트레이가 미국팀의 바비 존스에게 “만일 이 대회에서 파보다 3타 적은 스코어가 나오게 되면 자신이 그 스코어에 이름을 붙이기로 하자”고 제의를 했다. 기적적으로 제의가 현실이 되자 흥분한 트레이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새인 ‘앨버트로스’라고 해 명명하게 된 것이다. 앨버트로스의 확률은 200만 분의 1이라고 한다.

이론상으로 파5 홀에서도 바로 공을 집어넣을 수 있는데 이를 콘도르(Condor)라고 부른다. 티샷으론 불가능하고 파6 홀에서 두 번째 샷으로 공을 넣으면 된다. 역사상 4명의 골퍼가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 13일 부산 기장군 스톤게이트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에서 ‘앨버트로스’의 진기록이 나왔다. 이정은(사진)이 파5 홀에서 두 번째 샷으로 공을 홀컵에 집어넣은 것이다. KLPGA 모든 대회를 통틀어 앨버트로스는 이번이 7번째다.

김진성 스포츠팀장 pape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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