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먹여 살린 영도 조내기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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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4년 봉래산 산비탈에 첫 씨 뿌려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공원.

영도는 한국이 떠받들어야 할 성소다. 보릿고개 시절, 영도가 있었기에 굶어 죽는 걸 면할 수 있었다. 영도에 처음 심어 조선팔도로 퍼진 고구마는 구황(救荒) 작물이었다. 흉년 들어 픽픽 쓰러지던 굶주린 서민을 먹여 살린 생명의 뿌리였고 천상의 작물이었다.

1764년. 한국 최초로 영도에 고구마를 심은 해다. 고구마를 심도록 한 이는 조엄(1719년~ 1777년)이었다. 외교사절인 조선통신사로 일본 갔다가 고구마 종자를 들여왔다.

재배가 까다로운 고구마를 살리려 노심초사했고 햇볕 잘 드는 영도 봉래산 동쪽 산비탈에서 마침내 살렸다. 그것을 기념해 영도구청은 고구마 시배지 기념탑을 세우는 등 봉래산 청학동 기슭에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공원을 조성했다.

‘조내기’는 청학동에 있었던 자연마을 명칭이다. 조내기에서 난 고구마는 씨알은 잘아도 맛이 좋았다. 타박 고구마로 불리는 밤고구마였다. 그 명성을 지금은 조내기고구마(주)가 이어 간다.

2013년 영도구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이 회사는 이듬해 전국 10대 우수마을기업으로 드날렸다. 유기농 고구마가 원재료인 캐러멜, 초콜릿 같은 제품을 판다. 춘궁기 조선을 먹여 살린 영도 고구마를 생각한다면 고마워서라도 캐러멜 한 봉쯤, 초콜릿 한 통쯤 선뜻선뜻 사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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