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일상 속에서 그려 낸 사랑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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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 엔도 슈사쿠

<바보>는 일본의 ‘가톨릭 소설가’ 엔도 슈사쿠(1923~1996)의 장편 소설이다. 엔도 슈사쿠의 ‘바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김수환 추기경에게 붙었던 그 바보에 근접한다. 작가는 도스토옙스키의 <백치>에서 발상을 얻어 ‘바보’란 제목을 붙였단다.

이 소설은 1959년 <아사히신문>에 연재한 신문 소설이었다. 프랑스에서 가스통 보나파르트라는 인물이 일본에 오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나폴레옹의 후손이라는 가스통은 기대와 달리 볼품없는 용모 때문에 무시당하기 일쑤이지만, 미움이라고는 모르는 사람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들을 따라나선다.

한 여자가 “그런 것도 모르냐”라고 비난하지만, 그는 “알고 있다”고 말한다. “산다는 것, 정말 어려워요. 나 겁쟁이예요…. 그렇기 때문에 평생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안 돼요. 참 힘들어요.” 여자는 그를 보내며 그가 단순한 바보가 아니라 위대한 바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꾸밈없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꾸밈없이 모든 사람을 믿으며, 비록 자기가 속고 배반을 당해도 그 신뢰와 애정의 등불을 계속해서 지켜 나가는 사람’. 사랑의 신을 일상 속에서 그려내고자 한 게 작가의 의도다. 엔도 슈사쿠 지음/김승철 옮김/문학과지성사/360쪽/1만 5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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