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정착률 90%·반값 관리비 내건 ‘착한 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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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정5구역 사업

주영록 조합장

3500세대가 넘는 대단지인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이 지난달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서 국내 도시정비사업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괴정5구역은 구역 지정부터 시작해 시공사 선정은 물론, 건축심의까지 1년 9개월여 만에 숨 가쁘게 통과하며 국내 재개발 역사상 최단기간 사업 진행 기록을 세운 곳이다. 여기에 속도를 늦추지 않고 조합 설립 후 2년여 만에 사업시행인가까지 통과한 셈이다.


구역 지정서 사업 인가까지 2년
국내 재개발 사상 최단기간 진행
원주민 주도 ‘클린 수주단’ 덕분

수익 구조 다변화·분담금 최소화
학군·교통·환경 등 골고루 충족
내년 상반기에 이주·분양 목표


3500여 세대 대단지인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 사업이 지난달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서 국내 도시정비사업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전체 단지 조감도.  포스코건설·롯데건설 제공


■국내 재개발 역사 기록 경신

정부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강화 기조로 사업 지연이나 사업성 악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괴정5구역 재개발조합은 이를 불식시키고 이례적으로 속도감 있게 착착 사업 절차를 진행해 왔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여느 도시정비 사업장과 마찬가지로 괴정5구역 재개발 역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역경을 겪은 것이다. 조합 측은 ‘클린수주단’을 운영해 이 같은 문제를 정면돌파했다. 여러 시공사가 수주전을 벌이는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원주민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꾸려진 클린수주단은 원주민이 나서 시공사의 주민 접촉을 감시하고 원천 차단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재개발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괴정5구역 재개발은 △2017년 9월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 지정 △2018년 5월 조합설립인가 △ 2018년 9월 시공사 선정총회(포스코·롯데 공동사업단 선정) △2019년 7월 시 건축위원회 심의 통과에 이어 지난달 29일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사업시행인가 완료를 통해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주영록 조합장은 “올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완료한 뒤 내년부터 이주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괴정5구역 재개발은 여느 재개발 사업장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진행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민 90% 재정착 방안 제시

부산시는 2015년 괴정5구역을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주민자치형 생활권 시범마을’로 선정했다.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이고 주민참여를 강화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동네 맞춤형’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주 조합장은 “기존 재개발사업의 경우 원주민 재정착율이 채 10%도 되지 않지만, 우리 조합은 90% 이상의 원주민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괴정5구역에는 1800여 세대의 조합원이 거주하고 있다. 주 조합장은 수익구조 다변화를 통한 분담금 최소화로 원주민 재정착율을 높이고자 서부산터널(2.58km·제2대티터널) 추진 사업과 사하시민공원 조성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괴정5구역은 ‘100년이 지나도 새집 같은 아파트’를 표방한다. 배수, 오수관로를 외부로 노출해 내부 공사를 최소하고 사용자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이 가능한 아파트로 제공한다.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도입해 관리비를 신축 아파트 대비 절반 이상 줄이는 ‘반값 관리비’ 실현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최초 특화 시스템으로 아파트 단지 내 실버타운도 건립된다. 요양병원과는 다른 개념의 실버타운은 독거노인이나 고령의 어르신을 병원 시스템과 연계한 집에서 모시고 돌보는 것이다.

■편리한 교육 여건·교통 요충지

괴정5구역은 사하구 평지에 조성되는 대단지 아파트로 역세권이다. 도시철도 1호선 사하역을 끼고 있고, 낙동대로변과 장평로 부근에 버스정류소가 각각 4개씩 있다. 현재는 지하철 이용 시 남포동까지 15분이 걸리지만 서부산터널이 개통되면 차량으로 1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괴정동은 부산의 전통 주거지로 교육 여건이 좋고 학구열도 높다. 인근에 사하초, 사남초, 사동초, 당리초, 옥천초, 사하중, 당리중, 장평중, 동아고, 해동고, 동아공고와 당리동의 부산일과학고가 있다. 대중교통편으로 10분 거리에 동아대 승학캠퍼스와 부민캠퍼스, 구덕캠퍼스도 자리하고 있다.

괴정5구역에는 아파트 3521가구, 오피스텔 52실이 들어설 예정이다. 27개 동에 지하 4층~지상 39층으로 구성됐다. 아파트는 전용면적 19~118㎡ 형으로 다양하다. 오피스텔은 84㎡ A·B 2개 형으로 구성됐다. 2024년 준공 후 입주까지 마칠 계획이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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