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의 펀펀 스포츠] 세계 최강 한국 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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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팀장

캐디(caddie)는 골프장에서 고객이나 선수들의 골프 용품을 운반하는 등 골프 경기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담당한다. 경기보조원이라고도 불린다.

프로 선수들의 캐디는 단순 경기보조원 차원을 넘어선다. 거리 계산은 물론이고, 바람의 방향과 세기, 클럽선택, 그린 컨디션까지 경기력 향상을 위해 선수에게 모든 정보를 파악해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우승하면 통상 상금의 10%를 받는다.

일반인들을 상대하는 골프장 캐디들도 우습게 보면 안 된다. 4명의 고객들의 클럽을 헷갈리지 않고 가져다 주며, 코스 설명, 거리 측정에다 스코어 관리까지 빠짐없이 챙긴다. 몇 홀만 지나면 홀까지의 남은 거리를 보고 해당 고객에게 맞는 클럽을 가져다 줄 때는 감탄을 넘어 경이로움까지 들 때도 있다. ‘한국 골프장 캐디는 세계 최강’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궁금해졌다. 캐디는 어떻게 생겨났으며 어떤 말에서 유래됐을까.

캐디가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최초의 여성 골퍼’로 불리는 메리 스튜어트(Mary Stuart, 1542~1587년) 스코틀랜드 여왕은 골프를 할 때 어린 병사를 옆에 두고 시중을 들게 했다. 프랑스 귀족 출신인 메리 여왕은 그 병사를 프랑스어로 ‘르 카데(Le Cadet)’라고 불렀다. ‘형제 중 막내’를 뜻한다. 이후 ‘카디(Cady)’와 ‘캐디(Caddy)’로 변화를 거치고 요즘의 ‘캐디(Caddie)’가 됐다는 게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내용이다. 한국에서는 1920년대 초 경성 효창원골프장(9홀)에서 클럽을 들고 다니던 소년들이 그 효시라고 한다.

세계 최강인 국내 골프장 캐디들이 내년부터 연간 최대 700만 원의 소득세를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캐디가 포함된 특수형태 근로 종사자의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고용보험 가입으로 소득이 노출되면서 소득세와 4대 보험료 납부 대상이 된다.

한국골프소비자원은 “캐디피를 13만 원씩 받을 경우 캐디 연간 수입은 3400만 원 안팎이며, 소득세와 4대 보험료는 최대 707만 원가량 내게 된다”고 밝혔다.

캐디가 개인사업자가 아닌 법인 소속 직원 신분으로 월급을 받으며 골프장에 파견 나가는 고용 형태라면 세금과 4대 보험료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는 게 한국골프소비자원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캐디를 골프장에 공급하는 아웃소싱 업체가 상당수 등장할 수도 있다. 세금과 4대 보험료 부담이 캐디피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노캐디나 캐디 선택제를 도입하는 골프장도 늘어날 수 있다.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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