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도심 군부대 외곽 이전 사업 ‘첫 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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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작업 중인 육군 39사단 거제대대 새 주둔지 부지. 거제시 제공

경남 거제시 ‘도심 군부대 외곽지 이전 사업’이 마침내 첫 삽을 떴다. 민간사업자의 사업비 조달 실패로 착공도 못 한 채 표류한 지 꼬박 4년 만이다.

29일 거제시에 따르면 ‘거제대대 이전 및 양여 부지 개발 사업’ 시행사인 (주)삼호시트론시티가 새 군부대가 들어설 연초면 천곡리 산 2-1번지(일명 불당골) 일원 부지 정지작업에 들어갔다. 삼호시트론시티는 지난해 거제시와 민자 유치 시행 협약을 맺은 (주)삼호기술공사를 주관사로 하는 컨소시엄이다. (주)삼호, 에이치와이수월개발(주), (주)예공포럼 건축사사무소, (주)영미본피씨엠개발이 참여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는 대로 현장사무소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4년간 표류하던 거제대대 이전
천곡리서 마침내 부지 정비작업

거제대대 이전 사업은 현재 수양동에 있는 육군 39사단 거제대대 주둔지와 사격장을 인근 연초면 천곡리로 옮기는 프로젝트다. 1977년 둥지를 틀 당시 민가와 멀리 떨어진 변두리였지만 인접한 고현동에 시청사가 들어서고, 삼성중공업 배후지로 개발이 가속하면서 도심에 갇히게 됐다. 이로 인한 도시개발계획 제한, 인근 학교의 학습권 침해 논란 등 민원 발생도 잦아졌다.

2012년부터 부대 이전을 추진하고도 사업비 부담이 커 망설이던 시는 민간투자로 선회했다. 사업자가 대체부지 매입과 부대 건설 등 이전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부담하면 기존 부대 용지 일부의 개발권을 주는 방식이다.

국방부는 시 제안을 수용, 2016년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시는 공모를 거쳐 (주)서희건설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서희 측이 사업비 조달에 실패하면서 차일피일 미뤄졌다. 결국, 시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 대체 사업자 물색에 나섰고 지난해 4월 삼호기술공사와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업 기간은 2022년 4월까지다. 삼호 측은 연초면 천곡리 일원 26만여 ㎡에 장병 주둔지와 사격장을 갖춘 군부대를 건설한다. 문제는 크게 증액된 사업비다. 거제시와 서희건설이 당초 추정한 사업비는 공사비 337억 원을 포함해 총 435억 원이었다. 그런데 사업이 지연되면서 701억 원으로 늘었다. 이중 공사비만 602억 원이다. 국방시설 기준단가 변경, 설계단가 변경, 실내사격장 건설 예산 등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결국 사업자 부담이 커졌는데, 거제시가 이를 지방재정으로 보전해 주기는 어렵다. 이에 시는 증액된 공사비에 대한 상계 방법을 찾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존 거제대대 위쪽 일부가 공원 구역에서 해제돼 아파트 사업을 할 수 있다”면서 “공동주택 용적률을 더 높이거나, 사업자 몫의 개발 면적을 확대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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