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핵심들 ‘김경수 대통령 만들기’ 예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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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가운데) 경남지사가 지난달 31일 경남 양산시 신도시 취수장을 방문해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친문(친문재인) 핵심 진영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부각시키려는 움직임이 부쩍 강화되고 있다. 일각에선 ‘김경수 대통령 만들기’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얘기마저 들린다. 이들이 대선 주자 지지도도 낮고, 2심 재판도 끝나지 않은 김 지사를 띄우려는 의도가 뭘까?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29일)가 3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최인호·박재호 의원 등 일부 부산·울산·경남(PK) 민주당 정치인들은 일찌감치 당권주자인 이낙연·김부겸 후보를 돕고 있다. 그러나 ‘진문(眞文)’으로 통하는 PK 친문 핵심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그것도 특유의 결속력을 과시하며 정중동의 행보를 계속한다. 개별적으로 당권주자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PK 진문인사는 없다.

PK 진문, 당권주자들과 ‘거리’
전재수 ‘김경수 띄우기’ 최일선
“법적 족쇄 풀면 유력 잠룡 부상”
당 대표 후보들도 ‘구애 경쟁’
관건은 낮은 지지도 극복에 달려

그 이유가 따로 있다는 분석이다. 바로 이들 PK 친문핵심들의 마음속에 ‘차기 대권주자 김경수’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PK 진문인 전재수 의원이 그 속내를 드러냈다. 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김경수 지사가 사법적인 굴레를 벗으면 이재명 경기도지사처럼 바로 단기간에 유력 대선 후보로 뜰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사가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아 법적 족쇄를 벗어던지니 이낙연 의원과 함께 ‘대선 후보 2강 체제’를 바로 구축하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만 52세인 김 지사가 젊고, 영남 출신이라는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전 의원은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을 하려면 영남, 특히 부산에서 최소 40% 이상 득표를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전 의원은 “김 지사의 재판 결과도 상식적인 선에서 잘 마무리될 거라고 자신과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다른 PK 친문 핵심인사는 당대표 선거에 개입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우리가 왜 함부로 나서느냐”며 “우리에겐 (김)경수가 있다”고 했다.

지난 1일 합동연설회 참석차 경남 창원을 찾은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은 경남도의 정책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거나 그와의 인연을 강조하는 등 노골적으로 김 지사에게 ‘구애 경쟁’을 펼쳤다. 소병훈 후보는 “잠시 고초를 겪고 있는 김 지사가 올가을 좋은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요즘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10~11월로 예정된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말자는 취지다. 그의 측근들도 김 지사의 재판 관련 질문에 함구로 일관한다.

그러나 김 지사는 동남권 관문공항 등 부·울·경 전체 현안을 적극 챙기면서 ‘PK 대표주자’로서의 행보는 늦추지 않는다. 가덕신공항의 성공 가능성이 낮지 않은 이유가 김 지사가 적극적으로 챙기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지사의 각별한 관계를 감안할 때 가덕신공항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덕신공항이 성공하면 김 지사는 부·울·경 전체를 대표하는 유력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한다.

여기에 2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게 되면 김 지사는 곧바로 전국적인 차기 주자로 급부상하게 된다.

관건은 낮은 지지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것. 리얼미터가 지난달 17일 YTN 의뢰로 실시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김 지사는 2%의 지지율로 전체 13명 중 1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정치 전문가들은 현재의 지지도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좋은 이미지로 연일 언론에 노출되는 이낙연 의원이나 이재명 지사와 달리 김 지사는 대부분 부정적인 모습만 비춰져 지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처음 대선출마 기자회견을 할 때 지지도가 2%에 불과했다”고 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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