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배격' 발언 윤석열에 발끈한 與, 첫 공개 사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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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독재 배격' 발언을 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사퇴를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5일 당 공식회의에서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하는 등 소속 의원들의 ‘반윤석열’ 여론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형국이다.

설훈 “문재인 정부 독재라는 주장”
민주 지도부 일제히 비난 대열 가세
통합당은 “할 이야기 했다” 尹 옹호

포문은 설훈 최고위원이 열었다. 설 의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윤 총장이 독재와 전체주의를 언급할 자격이 있느냐”며 “이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 총장의 ‘독재 배격’ 발언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가 독재·전체주의라는 주장으로 해석되는데, ‘문재인 정부’라는 주어만 뺀 교묘한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 윤 총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총장은 지난 3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전날(4일)까지만 해도 원론적인 대응 기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날 설 최고위원이 공개 발언과 함께 소속 의원들은 윤 총장 거취와 태도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종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총장을 ‘이 양반’으로 지칭하면서 “정직하지 않은 거다. ‘문재인 정부는 독재다’ 이러고 논쟁을 시작하면 국민들이나 문재인 대통령이 거기에 대해 판단하는 게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에 공세거리를 어시스트한 것인데, 공무원이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윤 총장 비판에 가세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해가 안 간다”며 “독재라는 표현은 통합당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다. 과거 유신 독재, 군사독재 시대에도 공무원들은 독재라는 표현을 언급하기 어려웠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윤 총장에 대한 집중 포화를 쏟아내는 것은 공수처 출범을 앞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9월 정기 국회에서 공수처를 두고 벌어질 대치에 앞선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얘기다.

실제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윤 총장에 대한 언급 대신 공수처 설치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반면 통합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윤 총장을 일제히 옹호하고 나섰다. 국회 법사위 소속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 총장 입장에서는 정치권의 그늘에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검찰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있을 것”이라면서 “(여당이 윤 총장의 발언을 두고)단순히 ‘검찰총장이 정치하는 것이냐’고 치부하는 건 너무 소아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당 조해진 의원은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윤 총장은)법의 수호자로서 인내심이 한계에 온 것”이라며 “검찰총장으로서 할 이야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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