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서울시장 보선 ‘거당적’ 부산시장 보선은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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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오성1리를 방문해 마을회관 인근 수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미래통합당의 부산시장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준비 상황이 대조적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거당적으로 매달리는 반면 부산시장 보선은 상대적으로 준비가 소홀하다. 부산시장 보선에 대한 통합당의 안이한 인식과 대처가 선거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울시당, 기구 조직해 방안 모색
부산시당, 의원 모임 한 번도 없어
“무대책 일관 땐 보선 패배” 목소리

내년 4월 보궐선거 때까지 통합당을 이끌게 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부산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자주 언급한다. 지난 3일엔 두 시장 후보의 최우선 자격으로 ‘당선 가능성’을 거론했고, 지난달 14일엔 “참신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두 시장 보선을 “대선급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겉으론 두 시장 선거를 동일한 비중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통합당 지도부는 나경원·홍정욱 전 의원 등 서울시장 후보군을 부지런히 물색 중이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예비주자들을 접촉하기도 한다. 하지만 부산시장 보선은 사실상 관심권 밖이다. 선거를 8개월 앞뒀지만 거의 논의조차 안된다.

통합당의 핵심 관계자는 5일 “김종인 위원장이 염두에 두고 있는 부산시장 후보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당 차원에서 (부산시장 후보 문제를)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언젠가 보궐선거 준비 기구를 띄우겠지만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다”고 했다.

심지어 통합당의 한 인사는 “어차피 부산시장 선거는 우리가 이기지 않겠느냐”며 “지금은 서울시장 준비에 관심이 쏠려 있다”고 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와 관련, “당 지도부에 부산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거의 없다 보니 부산시장 보선이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통합당 지도부에는 초선인 김미애 의원 외 부산·울산·경남(PK) 사정을 잘 아는 책임있는 당직자가 전무한 실정이다. 일부 PK 의원들이 특별위원회에 포함돼 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기구라는 지적을 받는다.

서울시당과 부산시당의 보선 준비 행태도 차이가 많다. 통합당 서울시당은 원내외 위원장들을 중심으로 별도의 기구를 만들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내년 보선 승리 방안을 모색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통합당 부산시당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하태경 의원이 통합당 부산시당 위원장으로 선출된지 3주가 됐지만 전체 부산 의원 모임조차 한 번도 개최되지 않았고, 현역 의원의 출마 여부와 외부 인사 영입 등 내년 부산시장 보선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없다.

이와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무공천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고 부산시장 보선에 공격적으로 임할 태세다.

선거 전문가들은 “현재의 분위기에 기댄 채 아무런 준비도 없이 향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만 기대하고 있다가는 통합당이 내년 부산시장 보선에서 패할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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