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77%가 부모의 가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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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삶에 치명적 악영향 끼쳐

최근 법적 부양자인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사례들이 보도되면서 다수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9살 여자아이를 쇠사슬로 묶어 집안에 감금하고 달구어진 쇠젓가락으로 발등과 발바닥을 지진 경남 창녕의 부모, 남자아이를 여행용 가방에 7시간이나 감금해 결국은 숨지게 한 충남 천안의 엄마…. 이처럼 아동학대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전국은 비난으로 물결치지만 어느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들고,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아동학대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자식을 감금하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SNS를 통해 아이 교육에 대한 고민글로 좋은 엄마 흉내를 낸 창녕의 친엄마는 분노를 넘어 헛웃음까지 짓게 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의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한 해 동안의 아동학대는 2018년 기준 2만 4000건으로 10년 전인 2008년 5000건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했다고 한다. 특히 그 중에서도 부모에 의한 학대가 77%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라 한다. 아동학대를 ‘사랑의 매’로 인식하는 우리사회의 관습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례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아동보호에 관한 법은 현실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아동학대를 이유로 부모의 친권제한 또는 상실을 선고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이 때문에 부모의 아동학대 사건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반성하고 아이의 가정복귀를 신청하면 아동은 다시금 학대부모에게 돌려 보내지고 있다.

아동은 따뜻한 가정환경과 부모의 보살핌 아래 스스로의 가치관을 형성하며 올바르게 성장해 간다. 그만큼 가정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정 내에서의 학대행위는 아이들의 삶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소년들을 일탈하게 하는 원인은 가정 내에, 그것도 부모에게 있다고 하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갈수록 늘어나는 아동학대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내 아이 내가 알아서 한다’는 부모의 인식부터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교육이 절실한 시점이다.


진혜원 부산일보 청소년 기자(학산여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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