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당 지지율에 입지 애매해진 통합당 부산 중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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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할 수 있다’ 기대감 고조 분위기 출범 3개월 김종인 체제 ‘성공’ 해석 비대위 비판해 온 중진 목소리 작아져

미래통합당이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으로 여당을 상대로 지지율 역전에 성공하는 등 연일 기세를 올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통합당은 전주보다 1.7%P 오른 36.3%로 34.8%를 기록한 민주당 지지율을 앞질렀다.

당내 ‘할 수 있다’ 기대감 고조 분위기
출범 3개월 김종인 체제 ‘성공’ 해석
비대위 비판해 온 중진 목소리 작아져

당내에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부산 통합당 다선 의원들 사이에는 이런 변화에 대한 다소 복잡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이 같은 지지율 추이는 이제 출범한 지 3개월에 접어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성공을 간접 증명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는 그 동안 김 위원장과 당 리더십을 놓고 부딪쳐 온 부산 중진들의 입지 위축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5선인 조경태(사하을) 의원이나 3선의 장제원(사상) 의원 등은 당 중진들 중에서도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가장 격렬하게 반대했다. 조 의원은 당시 “당이 외부에 의존하는 모습이 버릇처럼 돼 버렸다”며 자강론을 앞세워 당내 다수 의원들이 찬성한 김종인 비대위원장 추대안을 끝까지 반대했고, 장 의원 역시 “세대교체, 과거 단절, 젊은 정당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에게 몽땅 외주를 줬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장 의원은 올해 5월 김종인 체제가 출범한 이후에도 김 위원장의 각종 발언에 대해 날선 비판을 이어가 ‘김종인 저격수’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두 의원 모두 당의 독자적인 수권 능력 배양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기존의 당 중진들보다는 외부의 젊은 인재를 중용하려는 생각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김 위원장에 대한 견제 심리가 크게 작동했을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 체제가 안정되고, 당 지지율이 크게 오르면서 이들 중진의 목소리도 눈에 띄게 작아졌다. 조 의원은 김 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공식석상에서 발언하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낮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료 의원들과의 온라인 채팅방에서도 발언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 의원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입법안 등은 꾸준히 내고 있다.

장 의원 역시 최근 들어서는 김 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빈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얼마 전 행정수도 이전과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김 위원장의 무관심을 질타한 것 외에는 내부 비판 대신 민주당으로 총구를 돌리려는 모습이다. 장 의원은 대신 지역 싱크탱크 성격인 ‘부산혁신포럼’을 발족기로 하는 등 지역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5선의 서병수(부산진갑) 의원 역시 중앙무대에서 활동 공간 찾기가 여의치 않다.

김 위원장 체제가 힘을 받으면서 통합당 부산·서울시장 후보로도 초선 의원들이 공공연하게 거론되는 등 중진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는 형국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한국지방신문협회(춘추사) 소속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초선들의 내년 4월 시장 보궐선거 도전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도 상원의원 초선 시절 대권에 도전했다”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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