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사업·재산소득, 통계 이후 첫 동반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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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4~6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 가정의 근로·사업·재산소득이 통계작성 후 처음으로 동반 감소했다. 그러나 2분기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이전소득이 크게 늘어 전체 소득을 끌어올렸다. 소비는 교육과 오락·문화에 들어가는 비용은 급감했지만 식료품 가정용품 지출 등 ‘집콕’ 소비는 크게 늘면서 이 역시 전체 소비를 증가시켰다.

재난지원금 효과 이전소득 급증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배율 개선
코로나19 이후 ‘집콕’ 소비 증가
교육비 감소, 식료품은 늘어

■ 재난지원금 월소득 올렸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27만 2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8%가 늘어났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항목인 근로소득(322만 원)과 사업소득(94만 2000원)은 각각 5.3%와 4.6%가 줄었다. 2003년 통계작성 이후 근로소득이 감소한 것은 2009년 3분기(-0.5%)에 이어 두 번째다. 사업소득은 자영업자들의 소득을 주로 말한다. 배당소득과 개인연금 등으로 구성된 재산소득은 11.7%가 줄었다. 이런 ‘트리플 감소’는 통계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그런데 전체적인 월소득을 올린 결정적인 이유는 재난지원금, 저소득층 소비쿠폰, 일자리쿠폰, 특별돌품쿠폰 등 공적이전소득 때문이다. 이전소득은 98만 5000원으로 무려 80.8%가 늘어났다.

소비지출은 가구당 월평균 291만 2000원으로 2.7%가 증가했다. 오락·문화 지출이 21.0%가 감소한 것을 포함해 교육비, 음식·숙박비 지출이 대거 줄었다. 하지만 가장 큰 지출인 식료품·비주류음료는 45만 4000원으로 20.1%가 증가했고 가정용품 등도 21.4%가 늘었다. 기름값과 자동차 구입비를 말하는 교통 지출도 24.6%가 증가했는데 이는 개별소비세 인하로 자동차를 많이 구입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이 430만 1000원으로 6.5% 늘면서 흑자액은 138만 9000원으로 15.5% 증가했다.



■ 분배지표 다소 개선

가구당 소득을 1~5분위로 나눠 살펴보면 1분위(하위 20%) 월소득은 177만 7000원으로 8.9% 증가했고 5분위(상위 20%)는 1003만 8000원으로 2.6% 늘어났다. 하지만 근로소득만 따진다면 1분위는 18.0%가, 5분위는 4.0%가 감소해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부유층보다 4.5배 더 줄었다. 1분위에는 임시·일용직이 많아 코로나로 아예 일자리를 잃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상용직이 많은 5분위 역시 특별급여 감소 등 임금 상승이 저조해 소득이 줄긴 했다.

1분위의 공적이전 소득은 83만 3000원이었고 5분위는 75만 원을 받았다. 재난지원금 효과로 대표적인 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도 약간 개선됐다. 이 배율은 2분기에 4.23배로 지난해 동기(4.58배)보다 0.35배 포인트 감소했다. 숫자가 작을수록 분배가 개선된 것을 말한다. 정부가 빈곤층 가구의 몰락을 재난지원금으로 가까스로 막아 낸 셈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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