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지고 쓰러진 의자 통해 또 다른 인간 관계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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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선 설치미술가 개인전 ‘두 개의 의자, 그리고 부서진…’

조민선의 ‘Fragility’. 홍티아트센터 제공

설치미술로 인간관계를 들여다본다.

조민선 작가의 개인전 ‘두 개의 의자, 그리고 부서진 조각들’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를 보여 준다. 이번 전시는 홍티아트센터 입주작가 릴레이 개인전 ‘무한대의 사색’ 중 여섯 번째 전시이다.

조민선 설치미술가 개인전
‘두 개의 의자, 그리고 부서진…’

조 작가는 인터랙티브 설치, 영상, 회화와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인간관계와 심리를 표현하는 설치미술가다. 그는 작품을 통해 상호 의존적인 동시에 독립된 개체로 끊임없는 관계 맺기의 고리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해 왔다.

조 작가는 “상호작용하며 상처를 받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하는 인간관계의 다양한 상황을 표현했다. 무의미한 관계에 지쳐 버린 우리 모습을 인식하고 진정한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찾는 것을 목표로 작업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 제목 속의 ‘부서진 조각들’은 형태를 알 수 없게 파괴된 의자가 조각이 되어 그 자체의 목적을 잃어버리는 것을 상징한다.

작품은 두 공간에 나누어 설치되어 있다. 공동작업장에 전시된 조각작품은 두 명의 사람이 존재했음을 뜻하는 각기 다른 재질의 의자 두 개이다. 부서지고 쓰러진 의자를 통해 주고받은 상처와 끝난 관계에 대한 아쉬움, 되돌릴 수 없는 현재를 표현했다. 여기에 조 작가는 LED 조명을 함께 설치해 빛의 미세한 떨림이나 빛을 끄고 켜는 행위로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더했다.

메인 전시장에는 영상 작품이 전시된다. 두 대의 프로젝터로 전시장 바닥에 컬러풀한 조각들이 움직이도록 연출했다. 각각의 조각은 원래 하나의 모양에서 떨어져 나온 것처럼 색이나 형태 등이 매우 닮아 있다. 조 작가는 “닮은 듯 보이지만 조금씩 어긋나 있어 서로 맞지 않는 다른 개체들이다. 이 조각들이 멀어지고 가까워지며 또 다른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시행으로 온라인으로 전환해 진행된다. 부산문화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인 ‘컬쳐튜브’와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관람할 수 있다. ▶조민선 개인전 ‘두 개의 의자, 그리고 부서진 조각들’=9월 1일까지 홍티아트센터. 051-236-8661. 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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