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의 펀펀스포츠] ‘축구의 신’ 메시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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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팀장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3)가 스페인 프로축구 FC 바르셀로나에 입단할 당시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메시는 11세 때 성장호르몬결핍증(GHD)을 앓고 있었다. 당시 어린 나이에 유망주로 각광받고 있던 그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메시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매달 100달러가량의 돈이 필요했고, 철강 노동자였던 아버지와 파트타임 청소부였던 어머니가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마침 구세주가 나타났다. 2000년 7월 메시의 재능을 눈여겨본 FC 바르셀로나가 스카우트 제의를 한 것이다. 앞서 메시는 고향인 아르헨티나 명문 구단 CA 리버 플레이트의 초청을 받아 입단 테스트를 가졌다. 입단 테스트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메시에 대해 ‘새로운 마라도나’라고 칭할 정도였다. 하지만 리버 플레이트는 고정적으로 나가는 메시의 치료 비용 등을 감안해 계약을 차일피일 미뤘다.

결국 메시와 그의 부모는 바르셀로나의 스카우트 제의에 응해 스페인으로 향했고, 바르셀로나 측으로부터 메시의 치료비 전액을 부담하겠다는 제안도 받았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당시 바르셀로나에서는 13세 외국 유소년 선수와의 계약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메시 측에 계약과 관련한 확답을 주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자 메시 아버지는 ‘다른 팀을 알아보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바르셀로나 측은 당시 메시의 아버지와 만난 레스토랑 내에 있던 냅킨에다 즉석으로 계약서를 만들며 메시를 붙잡았다. 2000년 12월 14일의 일이다. 이후 메시는 올 시즌까지 무려 20년을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다.

원클럽맨으로 남을 것 같았던 메시가 FC 바르셀로나를 떠나려 하고 있다. 분신과도 같은 구단에 이적 요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메시의 이적설은 그동안 무수히 나왔지만, 메시가 직접적인 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단적인 구단 운영에 갈등을 빚고 있던 메시가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2-8,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결국 바르셀로나와 인연을 마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7억 유로(약 980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바이아웃 금액과 1300억 원이 넘는 연봉 등에도 메시를 모셔가려는 구단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파리 생제르맹(PSG)과 잉글랜드의 맨시티와 맨체스트 유나이티드 등이 거론된다.

메시를 붙잡으려는 바르셀로나의 강경함에 법적 공방도 예상되지만, 구단을 떠나려는 메시의 결심을 쉽게 바꿀 수는 없을 듯하다.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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