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 화물선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해양 오염이 심각한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의 그랑 사브해변에서 26일(현지시간) 고양이고래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EPA연합뉴스

일본 선박의 좌초로 기름유출 사고를 겪은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에서 돌고래 18마리가 집단으로 폐사했다.

AP·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모리셔스 수산부는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동남쪽 해안으로 떠밀려 왔던 고양이고래 18마리가 숨졌으며 이들 중에는 상처를 입은 개체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모리셔스 수산부는 그러나 돌고래 사체들을 부검한 결과 호흡기관 등에서 탄화수소가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일본 선박 기름유출 사고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환경 운동가들은 일본선박 기름유출 사고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환경 전문가 수닐 도르와카싱은 “(돌고래 떼죽음은)바다 위에 흩뿌려진 대량의 기름 때문이거나 좌초한 선체에 있는 유독성 물질 때문”이라면서 “더 많은 돌고래가 희생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모리셔스해양보존협회(MMCS)의 오언 그리피스는 2005년 고양이고래 70마리가 바닷가로 떠밀려 와 집단 폐사했을 때와 비슷하다면서 “(그때처럼)물고기 떼를 쫓아왔다가 기름으로 뒤덮인 해수면 때문에 길을 잃어 바닷가로 헤엄쳐 왔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번 돌고래 떼죽음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촉구했다.

앞서 일본 화물선 ‘와카시오호’는 지난달 25일 모리셔스 남동쪽 해안에 있는 산호초에서 좌초했으며, 지난 6일 선체가 갈라지면서 1000t 이상의 기름이 유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