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소비’ 가전·명품에 돈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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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신세계 센텀시티 명품 매장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들. 부산일보DB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전자제품 매장에서 고객이 냉장고를 살펴보는 모습. 롯데쇼핑 제공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 언택트 등이 새로운 생활패턴으로 자리 잡으면서 유통가의 소비지형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여행과 외출을 제대로 하지 못해 패션, 화장품, 외식 등의 소비가 크게 줄어든 반면, 가전제품과 명품 소비는 증가하는 추세다.

27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부산지역 롯데백화점 4곳의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냉장고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밥솥과 에어프라이어, 미니오븐, 식기세척기 등 주방 관련 가전제품 역시 전체적으로 판매량이 20%가량 증가했다.

‘집콕’에 집밥 수요 살아나
주방 관련 가전 20% 증가

해외 명품, 매출부진 상쇄
외출 줄며 패션·뷰티는 급감

같은 기간 식탁, 주방식기, 조리도구세트 매출도 30% 이상 늘었다. 특히 주방식기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5%대의 감소세를 보여 왔으나, 올해는 극적 반전에 성공했다.

신세계 센텀시티 역시 같은 기간 가전 판매량은 15%, 주방·가구 판매량은 25%가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식 수요가 줄어들고 집밥 수요가 살아난 덕분에 소비자들이 주방가전 교체를 위해 지갑을 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만의 집’을 인테리어하려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명품 소비도 크게 늘었다. 신세계 센텀시티의 경우 코로나가 본격화한 지난 3~7월 해외명품 분야의 매출은 전년 대비 24%나 급증했다. 다른 부문의 매출 부진을 해외명품이 상쇄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지난 5월에는 대표적인 해외명품 브랜드 샤넬이 일부 품목의 가격을 인상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인상 전 제품을 사려는 고객들이 백화점 오픈 전부터 장사진을 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세계 센텀시티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만큼, 모아 뒀던 여행 자금을 명품 구매에 쓰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해외 면세점 이용 기회가 사라지다 보니 백화점 명품매장을 찾는 이들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반면 여행이나 외출의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백화점의 효자상품인 패션·뷰티 부문은 직격탄을 맞았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의 의류 판매 실적은 지난해보다 20%가량 줄었다. 특히 남성패션보다 여성패션의 감소 폭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센텀시티 역시 여성패션 매출이 20% 줄어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또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립스틱 등 색조화장품 판매(롯데백화점 기준)도 전년 대비 15% 줄었고, 선글라스 매출 역시 25% 이상 감소했다. 외식, 패션 등이 주력인 신세계 센텀시티몰 역시 매출이 지난해보다 18%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이범석 생활가전 바이어는 “주방 가전 부문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코로나 영향으로 다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실시로 이 같은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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