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산사태로 보금자리 잃은 영숙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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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이었습니다. 천둥·번개와 폭우가 쏟아지던 그 날. 영숙(가명·66) 씨의 일상도 함께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20년간 투병 생활을 했던 남편의 병원비는 고스란히 영숙 씨의 카드빚으로 남았습니다. 생활비를 위해 허리 수술 직후에도 요양병원 식당에서 일하다 다시 넘어져 발목 수술을 하고 지체 장애까지 얻었습니다. 빚을 갚기 위해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야간 식당을 계속해야 했습니다

산비탈 무허가 주택 거주 중
폭우 속 흙더미 집 밀어닥쳐
아픈 몸 이끌며 경로당 생활

그래도 영숙 씨는 이따금 작은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습니다. 크는 내내 늘 병치레를 하던 딸은 간호조무사가 되어 작은 한의원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아들은 이제 결혼해서 학자금과 전세자금을 갚느라 허덕이지만, 그래도 가족이 있다는 게 의지가 되었습니다.

영숙 씨의 집은 무허가입니다. 골목 오르막길 끝 집, 곰팡이가 피고 연탄을 때는 좁은 방이지만 한 사람 몸을 누이고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그날 밤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밤 11시. 굉음과 동시에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산에서 굴러온 나무와 토사가 현관문을 부수면서 집안으로 밀어닥쳤습니다. 물은 순식간에 영숙 씨의 허리까지 차올랐습니다. 영숙 씨는 TV를 발판 삼아 창문을 넘어 이웃집 지붕을 통해 맨발과 잠옷 차림으로 겨우 탈출했습니다. 119 구조대원의 도움으로 대피해 목숨을 부지했지만, 속수무책 토사가 덮친 집을 보면서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숙 씨는 지금 집 근처 경로당에서 생활합니다. 산에서 흘러내린 나무들이 현관문을 가리고 있어 집안으로는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이미 낡고 파손됐던 가구와 가전제품, 침구류도 이제는 영영 쓸 수 없는 상태가 됐습니다. 그렇지만 영숙 씨는 무허가라는 이유로 재난구호비도 지원받을 수 없습니다.

행정복지센터의 도움으로 임대주택을 신청했지만, 선정된다 해도 보증금도, 생필품을 구할 길도 없어 앞이 깜깜합니다. 탈출하면서 다친 다리와 허리는 치료는커녕 진통제로 버티고 있고 혈압과 당뇨로 식사를 할 수도 없고, 무엇보다 끝도 없는 절망이 영숙 씨를 내리누릅니다.

영숙 씨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절실합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열심히 살아온 영숙 씨가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수영구 광안3동 행정복지센터 홍필기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 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에서 공감 기부프로젝트 참여 클릭

△지난 21일 자 순혜 씨 후원자 163명 224만 4860원(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1682명 공감 클릭 168만 2000원)

QR코드를 스캔하면 모바일뱅킹 ‘썸뱅크’로 더욱 간편하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문의 1800-0500(금융센터)

▣ 이렇게 됐습니다-지난 14일 자 정애 씨 사연

지난 14일 자 정애 씨 사연에 58명의 후원자가 225만 9260원을, 941명이 공감 기부를 통해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정애 씨 가족이 함께 지낼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데 사용할 예정입니다. 정애 씨는남편의 병간호로 정신이 없는 상황이지만, 아직 세상이 살만한 곳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정애 씨는 훗날 가족들과 웃으면서 지금을 추억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9시 30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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