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 외면에 동력 떨어지는 ‘의사 2차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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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2차 총파업 이틀째인 27일 오후 휴진 중인 부산 서구의 한 의원 출입구에 업무개시 명령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대한의사협회(의협) 2차 ‘총파업’ 이틀째인 27일 부산 등 전국 의료기관 휴진율이 전날보다 낮아져 파업 동력이 다소 떨어지는 양상이다. 의료계 파업에 대한 정부의 강경 기조가 이어지고 파업이 전공의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동네의원 참여가 저조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 의원급 휴진율 16.1%
정부 강경 대응에 참여 저조
시민 체감 불편 상당 부분 해소
의협·전공의 “휴진 참여” 독려

27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지역 내 의원급 의료기관 2396곳 중 휴진한 곳은 16.1%인 387곳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총파업 첫날이었던 전날 집계된 휴진율 21.4%보다 다소 줄어든 것이다. 2차 총파업에 앞서 지난 14일 1차 총파업 당시 부산의 휴진율은 46.1%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동네의원들의 파업 참여도가 떨어지고 있다.

동네병원의 휴진율이 10%대로 떨어지면서 의료계 총파업으로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편은 대부분 해소됐다. 갑작스러운 병원 휴진으로 진료가 연기되는 등의 불편 사례도 일부 발생했지만, 심각한 수준의 의료 공백은 없었다. 다만 종합병원에선 전공의 파업에 따른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 일부 병원은 이미 급하지 않은 수술은 연기하고, 응급실 병상을 줄여 파업에 따른 피로도를 해소하고 있다.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동네의원들의 파업 참여도는 떨어지고 있다. 27일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3만 2787곳 가운데 휴진한 곳은 2926곳으로, 휴진율은 8.9%에 불과했다. 전날 3549곳(10.8%)이 휴진했던 것과 비교해 600여 곳이 줄어든 수치다.

휴진율 감소에는 당국의 강경대응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26일 보건복지부는 각 구·군에 휴진율이 15% 넘을 경우 휴진 의원들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도록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부산에선 강서구·서구·동래구·해운대구·사하구·중구에서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졌다. 수영구의 경우 26일 휴진율이 22.1%에 집계됐으나 도심지역 진료에 차질이 없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했고, 27일엔 휴진율이 10% 아래로 떨어졌다며 최종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정부 정책에 대한 동네 의원들의 반감이 전공의보다 덜한 것도 이유로 보인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 정원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진료 등의 정책이 전공의에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반면 개원 의원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결국 이 때문에 총파업 역시 전공의가 주축이 돼 진행되고 있다. 현재 부산에서는 전체 전공의의 84.3%인 770명이 파업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협과 전공의들이 파업의 불씨를 살리고자 동네의원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27일 회원들에게 “정부가 업무개시명령과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조처로 우리를 압박해 오고 있다”며 “의협을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선배님들, 응답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서신을 통해 “지난 14일 집회의 참석률과 (오늘까지의)휴진율을 전해듣고 너무 비참하고 처참하다”며 동네의원들의 파업 동참을 호소했다. 김백상 기자 k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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