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톡톡] 반려동물 산업 확대와 성숙으로 가는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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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헌 펫로스케어 대표

현재 우리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며 함께 살아가는 시대에 와있다. 가족으로 여기던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면 많은 반려인들은 큰 우울감을 느끼고 심한 경우 일상생활을 힘들어하는데, 이를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이라고 한다.

펫로스 증후군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정도로 가벼이 여길 문제가 아님에도 우리나라는 아직 펫로스 증후군의 상담·치료에 대한 체계가 미흡하다. 이는 ‘이별이 힘들어 반려동물을 다시 못 기르겠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펫로스 증후군 예방 치료법에 대한 연구는 우리나라 반려동물 산업이 확대와 성숙으로 가는 길목에 놓인 숙제인 셈이다.

우리는 ‘죽음은 곧 고통’으로 받아들인다. 죽음 자체가 힘든 일,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친하지 않던 이웃의 죽음, 지탄받던 인물의 죽음에 우리가 고통과 슬픔에 빠져 있는가? 그렇진 않다. 다시 말해 죽음 자체가 고통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상대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고통이 되는 것이다. 그런 마음을 ‘집착’이라 표현할 수 있다.

집착을 버리는 일은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행동의 문제다. 만약 불덩이처럼 뜨거운 물건을 손에 쥐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손을 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놓으면 된다. 집착도 그냥 그렇게 놓으면 된다. 집착을 버리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하지 않는 마음의 문제인 것이다.

오늘 만난 친구와 헤어질 때도 아쉬워 발길이 안 떨어지는데 하물며 목숨과도 같은 가족, 자녀를 떠나보내야 하는 이의 마음은 어떻겠나?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그것은 상대방을 위한 마음이 아니라 나의 집착의 마음이다. 욕심일 수 있는 그 마음을 내려놓으면 서로에게 위안이 될 것이며, 이별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반려인이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반드시 찾아올 이별’임을 받아들인다면 펫로스 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 산업 종사자 중 한 명인 필자의 역할은 펫로스 증후군으로 힘들어하는 반려인들에게 이별에 대한 대처 방법을 공유하고, 그들의 슬픔을 이해해 주는 것이다.

유기동물이 늘어나는 만큼, 누군가는 그들의 가족이 되어주어야 한다. 이별을 잘 극복한 반려인들이 그들의 가족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반려동물 문화가 인간에게 주는 긍정적인 가치는 이미 확인됐다. 지금 우리는 반려동물 산업과 문화가 성숙해 나가는 과정에 놓여있는 만큼 모쪼록 숙제를 잘 풀어내 함께 나아 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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