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지고… 날아가고… 부서지고… 넘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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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할퀸 마이삭

태풍 ‘마이삭’이 부산을 강타한 3일 오전 부산 부산 금정구 서동 한 건물 옥상에 설치된 이동전화 기지국 설비가 도로로 떨어져 관계자들이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3일 부산 경남을 관통하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부산에서 2명이 숨지고, 수만 가구가 정전됐다. 부산항에서도 강풍에 대형 크레인 등 각종 시설물이 붕괴되거나 넘어졌다. 또 주요 도로에서 복구 작업이 이뤄지면서, 출근길 교통 정체도 발생했다.

3일 부산소방안전본부, 부산경찰청, 부산시에 따르면 마이삭 관련 피해 신고는 3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총 747건이다. 이 중 인명 피해와 구조는 각각 4건과 6건이다.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10명은 구조됐다. 또 산사태 위험 등으로 총 275명이 대피했다.

베란다 유리 파편 맞아 60대 사망
총 4명 사상, 피해 신고만 747건
아시아드 경기장 지붕 찢어지고
신감만부두 컨테이너 30개 파손
민락공원엔 2m 크기 바위 굴러와


3일 오전 1시 35분 부산 사하구 한 아파트 베란다 창문이 파손되면서 유리 파편을 맞은 60대 여성이 숨졌다. 또 이날 오전 6시 16분 기장군에서 70대 남성이 자신의 집 마당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강풍 영향으로 지붕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전 2시 17분 부산 해운대구 미포 선착장 방파제에서 50대 남성이 파도에 휩쓸려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앞서 2일 자정께 남구 문현동 동천에서 40대 여성이 실족했다가 구조됐으며, 동래구에서는 3일 오전 1시께 온천동에 있던 도로 위에서 승용차 위로 가로수가 넘어져 차량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에 탑승했던 2명은 소방대원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또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부산 지역 7만 5000호가 정전됐다.

또 마이삭은 부산항에도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부산항 북항 신감만부두에서는 출입 게이트 앞에 쌓아 둔 컨테이너 30여 개가 강풍에 파손됐다. 또 3일 오전 2시께 영도구 봉래동 물양장에 묶어 둔 부선 10여 척이 표류했다. 북항 8부두와 감천항, 신항 다목적부두에선 전기 공급이 일시 끊겼다.

시설물 파손도 잇따랐다. 총 733건에 대해 안전 조치가 이뤄졌다. 연제구에서는 아시아드 주경기장의 지붕막이 찢어졌다. 3일 새벽 강풍에 밤새 주경기장 흰색 천막 지붕막 9장이 훼손됐다. 2001년 아시아드 주경기장 개장 이후 태풍 때마다 파손이 되면서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또 기장군 아난티코브 건물 유리창이 강풍에 깨지는 등 부산지역 아파트, 주택, 상가 곳곳에서 유리창 파손 피해를 입었다.

부산 영도구청 앞에서 택배 차량이 넘어져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사하구에서는 크레인 1기가 강풍에 파손됐고, 기장군에서는 주차된 차가 강풍에 의해 전도됐다.

또 이날 오전 2시 30분 사하구 구평동 YK스틸의 외벽이 무너져 경찰이 교통 통제에 나섰다. 또한 인근 신호등도 강풍에 파손됐다. 같은 날 오전 6시 30분께 사하구 감천동 삼성여고 부근 한 교회의 첨탑이 아래로 휘어 고꾸라졌다. 다행히 지상으로 떨어지지는 않아 인명피해는 없었다.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는 강풍과 높은 파도 여파로 최대 지름 2m에 달하는 돌덩이 십여 개가 굴러왔다. 제일 큰 것은 높이 1.5m, 지름 2m에 달했다.

또 해운대구 장산로 장산1터널 인근과 동구 중앙대로 좌천동과 초량동 일대에서 피해 복구 작업이 이뤄지면서 출근길 해운대, 수영구, 동구 일대에 심각한 교통 정체가 발생했다.

한편 경남 신불산 자락 풍력발전기 1기가 3일 오전 3시께 강풍으로 인해 부러지면서 도로를 덮쳤다. 경남에는 18개 시·군 3258명이 대피했고 20곳에 달하는 지하차도가 통제됐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또 최고 95mm의 비가 내린 울산에서는 3300여 가구가 정전됐고, 시설물 40여 개가 파손됐다.

사회부·해수부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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