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4기 중단 하루 만에 또 2기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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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앞 바다에 큰 파도가 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지난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고리원전 발전소 4기가 중단된 사태(부산일보 9월 4일 자 3면 보도)에 이어 하루 만에 또다시 발전소 내 ‘전력 문제’로 비상발전기가 가동됐다.

6일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이하 고리본부)와 기장군에 따르면, 4일 0시 30분께 고리3·4호기 발전소 냉각운전 중 변압기 이상으로 발전소 외부 전원이 끊겼으며, 이에 따라 발전소 ‘비상 디젤발전기’가 자동 가동됐다. 비상발전기는 외부에서 발전소로 공급되는 전원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자동으로 가동된다. 일반적으로 발전소가 문제없이 정상 운영될 때는 작동하지 않는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3·4호기 냉각운전 중 전력 문제
고리본부, 정확한 원인 조사 중
기장군 “원전 안전관리능력 우려”

고리 3·4호기는 지난 3일 태풍 마이삭이 부산을 덮쳤을 때 신고리 1·2호기와 함께 송전 선로 이상 문제로 가동이 중단된 발전소다. 2003년 이후 17년 만에 태풍 영향으로 발전소가 ‘올스톱’되는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또다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태풍 마이삭에 이어 ‘하이선’이 또다시 다가오는 만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고리본부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유관 기관에 해당 사실을 통보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다. 전력 공급 문제가 비상발전기 가동 원인이었던 것으로 우선 파악되고 있다.

관내에 고리원전 발전소를 두고 있는 기장군은 원전 안전 관리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기장군 관계자는 “지난 3일 발전소 4기 중단 사태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요청한 지 하루 만에 비슷한 문제가 재발했다. 군민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안전관리 능력이 우려된다”고 반발했다.

고리본부는 ‘철저한 원인 규명과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고리본부 관계자는 “이번 비상 디젤발전기 가동 원인은 지난 3일 발전소 4기 중단 원인과 같은 전력 문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력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3일 새벽 운영 중이던 고리 3·4호기, 신고리 1·2호기가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잇따라 정지됐다. 사고 당일 오전 0시 56분 신고리 1호기가 첫 번째로 중단됐으며 1시 12분에 신고리 2호기가 잇따라 가동 중단됐다. 이어 고리 3호기가 오전 2시 35분, 고리 4호기가 3시 1분에 연달아 정지됐다. 곽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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