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지친 기업들, 잇단 태풍 피해에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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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하이선’이 부산에 근접한 지난 7일 오전 거대한 파도가 영도구의 해안가 중소기업 공장을 덮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 제공

“태풍 마이삭이 할퀸 공장 외벽을 급히 보수했는데 하이선이 다시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부산 해안가에 있는 A사는 지난 7일 닥친 태풍 하이선으로 공장 내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와 함께 태풍 마이삭 강풍에 날아간 공장 외벽이 이번엔 집채만한 파도에 또다시 파손됐다.

부산상공회의소 긴급 모니터링
마이삭 임시복구 후 하이선 강타
영도·기장군 산업현장 피해 커
철거비용 이중부담 처지 놓여

이 회사는 “태풍이 잇따라 덮치면서 공장 건물에 심각한 손상이 생겼다”고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태풍 마이삭에 피해를 입은 부산지역 산업현장이 연이은 태풍 하이선 강타로 다시 큰 충격을 받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타격으로 지칠 대로 지친 지역 기업들은 잇따른 태풍 피해로 더 큰 고통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7일 부산지역 주요 공단별 거점 기업 70여 곳을 대상으로 태풍 하이선 피해 상황을 긴급 모니터링했다고 8일 밝혔다.

부산상의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태풍 하이선은 부산에 영향을 끼친 시간은 짧았지만, 마이삭 피해를 미처 복구하지 못한 산업현장에 상당한 추가 피해를 낳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하구 B사는 하이선 강타로 공장 외벽과 지붕 패널이 추가로 파손됐다. 회사가 추산한 피해 규모는 4000만 원 상당에 이른다.

이 회사는 태풍 마이삭으로 찢겨 나간 부분을 임시로 복구해 놓은 상태에서 추가 피해를 입어 철거 비용 등을 이중으로 부담해야 하는 처지다.

자동차부품 업체인 C사는 5000평 규모 부지에 들어선 거대한 규모의 생산공장 외벽과 지붕에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하이선이 몰고 온 거센 비바람에 따른 누수 피해로 적재 제품에도 손상이 발생해 추산 피해 규모가 수억 원대에 이른다.

하이선으로 인한 산업현장 피해는 태풍 경로와 가까웠던 영도구와 기장군 등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영도구는 중소 조선소 피해가 컸으며, 기장군은 정관읍과 장안읍 지역 상당수 공장의 지붕과 외벽이 파손됐다.

영도구 D사는 인근 회사 해양구조물이 파도에 떠내려와 일부 시설물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기장군 지역 일부 제조현장은 하이선에 따른 정전 등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전 직원을 휴가 조치하기도 했다.

이갑준 부산상의 상근부회장은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지역 산업현장이 연이어 닥친 태풍 피해로 더 큰 시련에 빠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빚어졌다”면서 “모니터링 결과를 부산시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공유해 조속한 피해 복구 대책을 요청하는 등 지역 산업현장 피해 규모 최소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hoor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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