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로 포장 등 주민 편익 증진’ 明-‘오염물 제거 사업 전무’ 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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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계관리기금의 주민지원사업은 크게 일반지원사업과 특별지원사업으로 나뉜다. 특별지원사업은 전체 주민지원 사업비의 20% 안에서 이뤄지는 공모사업이기 때문에 주민지원사업은 일반지원 사업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공개한 ‘2019년 주민지원사업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지원사업은 791개 사업에 184억여 원이 투입됐다. 이 중 직접 지원은 3000여 세대에 지원된 22억여 원 정도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마을사업비로 쓰이는 간접 지원이었다. 이들 간접지원 사업은 사업 목적이 소득증대·복지증진·교육·오염물질 제거 등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일반 지원사업 791개
복지·경제활성화에 도움 돼
중장기 사업은 낭비 요소 많아

간접지원은 크게 공사·물품 구매·행사 지원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247개 사업이 공사와 관련된 것들인데, 농로나 도로 포장공사가 흔했다. 공사의 절반 이상인 131개 사업이 농로 포장공사나 마을진입로 설치 등 같은 길을 놓고 정비하는 것들로 25억 원가량이 쓰였다. 이런 식으로 매년 상당한 기금이 길을 놓는 데 쓰였기 때문에, 인적이 드문 수계지역 깊숙한 곳까지 도로가 날 수 있었던 것에 물이용부담금이 적잖게 기여를 한 셈이다. 이 밖에도 아파트 주차장 보수 공사, 보도블록 교체, 마을방송 설치공사 등도 벌어진다.

구매 관련 사업은 220여 개로, 그 중 130여 개가 농기계나 비료 등 농사와 관련된 물품 구입이 주를 이뤘다. 주민자치센터 헬스기구 구매에 3000만 원이 쓰이는 등 29개의 운동기구 관련된 사업에도 지원이 이뤄졌으며, 노래방 기계(300만 원)나 안마의자(400만 원)를 구입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부녀회 김장나누기 행사, 주민자치센터 운영비 지원, 마을 행사 지원 등에도 각각 300만~500만 원씩 지원되기도 했다.

791개 사업 중 규모가 가장 큰 것들은 50개의 중장기 사업이다. 이 사업들은 여러 해에 걸쳐 지원되고, 연간 지원 규모도 수억 원을 넘어가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영천댐 자전거도로 사업(2019년 지원금 7억 8000만 원), 주민복지센터별동 공사(6억 5000만 원), 테마파크 조성 사업(7억 원) 등이다. 일회성 사업과는 달리 마을 복지 확대나 경제 활성화에 본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들이다. 다만 진주시 농산물직판장 사례처럼 중장기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사업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이 경우 낭비되는 비용은 훨씬 커진다. 791개 사업 중 직접지원을 제외한 모든 사업은 소득증대나 복지증진을 위한 것으로, 오염물질 제거 등에 관련된 지원사업은 없었다.

박혜랑 기자 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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