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투수들 9월 되자 ‘8치올’과 전혀 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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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진 붕괴로 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먹구름이 끼었다.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구승민, 김원중, 박세웅, 노경은(왼쪽 사진부터). 부산일보DB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투수가 승부에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9월 들어 롯데 자이언츠 투수진이 집단 슬럼프에 빠졌다.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를 제외하고 소위 ‘계산’이 서지 않는다. 선발, 중간 계투, 마무리할 것 없이 모두 부진한 모습이다.

9월 팀 평균자책점 무려 6.49
8월 3.80과 비교하면 붕괴 수준
선발·중간·마무리 모두 슬럼프

에이스 스트레일리 건재 과시
샘슨 2경기 연속 QS 위안거리

롯데는 지난 8일 창원에서 벌어진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1회 무려 10실점을 했다. 대체 선발 송승준과 김대우 2명의 투수가 나섰지만 불붙은 NC의 타선을 막지 못했다. 결국 경기도 2-14로 내주고 말았다. 1982년 프로야구가 개막한 이래 1회에 10점을 내준 것은 통산 7차례에 불과하다.

롯데는 지난 1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도 11점을 내주며 대패했다. 대량 실점 경기가 잦다 보니 롯데의 9월 팀 평균자책점은 무려 6.49이다.

팀 성적이 좋을 리 없다. 롯데는 이달 7경기를 치러 2승 5패를 기록하고 있다. 14승 1무 8패의 성적을 올렸던 8월의 팀 평균자책점이 3.80이었던 점을 비교하면 ‘투수진 붕괴’ 수준이다.

8월 안정감을 보이던 주축 선발 투수 박세웅과 노경은이 9월 들어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박세웅은 이달 2경기에 선발로 나섰으나 9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1일 수원에서 벌어진 kt전에서 2회 1점, 3회 4점을 내주며 일찍이 무너졌다. 7일 LG 트윈스전에서는 타선 지원에 힘입어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4실점을 하는 등 안정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평균자책은 6.00에 머물렀다.

8월 5경기에 나서 28과 3분의 1이닝을 버티며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한 노경은도 9월 평균자책점이 6.35로 좋지 못하다. 지난 3일 KIA전에 등판한 노경은은 3회까지 4실점하며 3-4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불펜 투수들은 더 좋지 않다. 마무리 김원중은 9월 2경기에 나서 22.5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4일 KIA와 더블헤더 1차전 9회에 등판해 최형우에게 3점 홈런을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같은 날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9회 등판해 2점을 헌납했다.

이 경기에서 필승 불펜조인 구승민도 8회에 등판해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사이 3점 홈런을 포함 4실점했다. 7이닝 동안 1실점으로 막은 스트레일리의 승리를 필승조가 날릴 뻔했다. 또 다른 필승조인 박진형도 8월 후반부터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그나마 롯데 마운드의 위안거리는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건재하고, 시즌 내내 기복 심한 투구를 보이던 애드리안 샘슨이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지만, 지금 롯데 마운드의 상태가 지속된다면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그리 밝지 않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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