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문 닫게 내버려 둘 수 없다” 시민 나선 거제 11일째 ‘확진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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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2차 대유행 비상

거제시의 커피전문점들이 테이크아웃 판매 방식으로 전환했다.

8월 마지막 주에만 2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던 경남 거제가 서서히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달 들어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거제시가 선제적 조치로 시행한 3단계에 준하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거제시에 따르면 하루 사이 8명이 확진된 지난달 29일 이후 이달 9일까지 지역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달 거제에선 2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월초 확진된 해외입국자 3명을 제외한 20명이 지역감염이었다.

8월 30일 이후 추가 감염 없어
2.5단계 강제성 없어도 효과

특히 이 중 15명이 감염원이 모호한 2명(거제 26·33번)으로부터 전파된 n차 감염이라 지역사회에 불안감이 증폭됐다. 자칫 조선소 노동자로 번질 경우, 단 1명의 감염자로 인해 6만여 명이 일손을 놓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거제시는 지난달 30일,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준하는 2단계 방역조치를 전격 시행했다. 강화된 방역조치는 정부가 수도권을 대상으로 시행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와 유사하다.

하지만 이는 행정명령이 아닌 지자체 권고 사항으로 강제성이 없었다. 이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기우였다. 잃어버린 일상을 반드시 되찾으려는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동참 덕분이었다.

식당가에선 QR코드로 손님 명부를 작성하고, 커피전문점은 100% 테이크아웃 영업으로 전환했다. 제한적 영업이 가능한 대중목욕탕들도 1일부터 자발적 휴업에 돌입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직원 회식이나 모임, 수도권 출장을 금지했다. 회의, 세미나 등 불가피한 집단 모임은 화상회의로 대체했다.

9월 들어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은 건 아니다. 거제시 관계자는 “일상의 불편과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고 시작한 만큼보다 확실한 방역 성과를 낼 때까지 조금만 더 힘을 내 달라”고 당부했다.

글·사진=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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