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부작용 발견” 임상시험 중단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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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보건소 의료진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전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보건소 의료진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9일(한국시간) 기준 90만 명을 넘긴 가운데, 순조로워 보였던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암초를 만났다. 임상시험 한 참가자의 갑작스러운 질환 발병으로 부작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백신 후보에 대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일시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미 CNN방송은 8일(현지시간) 임상시험 참가자 가운데 영국인 1명에게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질환이 발견돼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후보(AZD1222)에 대한 임상시험이 잠정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며, 백신 후보에 대한 최종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해 왔다.


이유 밝혀지지 않은 질환 발견

코로나19 백신 개발 차질 우려

NYT “백신 직접 연관 불투명”

글로벌 제약사 정치적 출시 반대

9개사 “안전 입증 후 승인 신청”

전 세계 사망자 90만 명 넘어서


아스트라제네카 측도 성명을 통해 “이것은 임상시험에서 잠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질환이 발견될 때 발생하는 통상적인 조치”라면서 “독립적인 위원회에 의한 안전 검토를 위해 자발적으로 시험을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질환과 관련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 질환이 발생한 사람은 영국에서 진행된 2상 임상시험 참가자라면서 해당 질환은 염증성 증후군인 ‘횡단성 척수염(transverse myelitis)’이라고 전했다. NYT는 “시험 참가자에게 나타난 심각하고 예기치 못한 부작용 때문에 임상시험을 중단한 것”이라면서 그가 언제 그런 진단을 받았는지, 또 백신 후보 투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NYT는 또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 후보에 대해 영국과 인도에서는 2상 임상시험을,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60개 이상의 도시에서는 3상 임상시험을 현재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 정치 전문지 더힐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시험 중단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해 그동안 알려진 첫 시험 중단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번 시험 일시 중단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 일정에 실질적인 차질이 빚어질지 주목된다. 미 에모리대학의 백신 전문가인 카를로스 델 리오는 “우리는 (발견된 질환과 관련해)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면서도 “확실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과 유럽의 9개 제약사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대규모, 고품질의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험이 입증된 뒤에만 당국에 백신 승인을 신청하겠다”고 서약했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백신 출시를 앞당기려 한다는 의구심이 퍼지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들이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고 공개 약속한 것이다.

9개 제약사들의 공개 약속은 출시 전 마지막 단계 임상시험인 3상 시험에서 적절한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는 백신 승인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CNBC가 보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오엔테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존슨앤드존슨, 머크, 모더나, 노바백스, 화이자, 사노피 등 9개 사는 “항상 백신을 접종받는 사람들의 안전과 웰빙을 우리의 최우선에 두고 과학적 절차의 완결성을 지키겠다”면서 “코로나19 백신은 이런 절차에 의해 평가받고 궁극적으로 승인받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이런 선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전까지 백신을 승인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외신들은 주목했다.

코로나19 전 세계 누적 사망자 수도 90만 명을 넘어섰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한국시간 9일 오전 7시 10분 기준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는 90만 97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지난달 5일 70만 명, 22일 80만 명을 각각 넘겼다. 17∼18일 만에 10만 명씩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달 내에 100만 명이 넘을 전망이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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