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무산’ 아시아나, 알짜 자회사 에어부산 내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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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최종 결렬된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아시아나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항공업계가 ‘매각 무산’ 후폭풍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스타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이 무산되면서 항공사들의 ‘코로나 시대’ 생존 가능성에 대해 비관론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항공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보호하겠다고 나섰지만 벌써부터 적절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매각 불발로 혹독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알짜 자회사’였던 에어부산의 매각 방식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후폭풍 항공업계, 생존 몸부림
아시아나, 자구책 마련 고심
분리매각 등 구조조정안 검토
경쟁력 확보 차원 통매각 가능성

지난 11일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합병(M&A)에 대해 최종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정부는 이날 곧바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2조 4000억 원의 자금지원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지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논란을 무시하고 정부 자금이 지원된다고 해도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책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에 앞서 매각이 무산된 이스타항공의 경우 직원 600여 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통보하는 등 이미 혹독한 구조조정에 직면했다. 이스타항공에서는 무급순환휴직 등을 놓고 노사 갈등에 이어 노조 내부 갈등까지 불거지는 등 매각 무산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조직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에어부산 등 자회사도 ‘정리’가 불가피하다. 특히 에어부산과 관련해선 분리매각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는 분리매각을 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매각이 불발된 가운데 구조조정 방안의 하나로 6개 자회사 매각도 검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으로 에어부산 분리매각이 확정됐다고 할 수는 없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을 현산에 매각하기 전에도 통매각뿐만 아니라 분리매각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는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이라는 것.

항공업계에서는 아시아나의 저비용항공(LCC) 자회사를 분리매각하는 것은 아시아나 매각을 위해 몸집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실제로 아시아나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분리매각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본다. 특히 에어부산의 경우 김해공항에서 가장 많은 슬롯을 운영하고 있고 김해공항발 중국·동남아·일본 노선의 경쟁력이 매우 높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증시에 상장된 에어부산은 현재 시가총액이 2000억 원 수준인데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1000억 원 조금 넘게 투자하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며 “아시아나항공과 더불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자회사를 굳이 분리매각할 필요가 있을까 여겨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 ANA 등 유명항공사들도 LCC 자회사와 함께 장거리 중거리 단거리를 구분하고 고객층도 분리해 운영하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분리매각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업황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지, 항공업을 효율성 있게 운영한다는 관점에서는 아시아나와 자회사 통매각이 훨씬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김덕준·김종우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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