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판·건강식품점… 고령층 일상에 옮겨붙은 감염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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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부산의 주요 관문인 부산역과 김해공항에서 ‘택시방역소’를 설치하고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부산 동구 부산역 택시승강장에서 ‘택시방역소’ 직원들이 대기 차량들을 방역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최근 부산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60대 이상 비율이 절반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고령층 방역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고령층은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크고 치명률도 높아 방역당국은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15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2주간 부산의 신규 확진자 53명 가운데 25명이 60대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층 비율이 47.2%로, 두 명 중 한 명은 60대 이상인 셈이다. 이와 같은 비율은 부경보건고 성인반과 광화문 집회 집단감염의 영향으로 고령층이 급증한 지난달보다도 10%포인트 넘게 치솟은 것이다.

부산 60대 이상 확진자 급증
이달 2~15일 고령층 비율 47.2%
연산동 오피스텔발 집단감염 영향
중증 진행 위험 크고 치명률 높아
신규 확진 부산 4명, 경남 2명

같은 기간 전국 현황과 비교해도 부산의 고령층 비율은 두드러진다. 이 기간 전국의 60대 이상 확진자는 857명으로, 전체 확진자 2209명의 38.8%를 차지했다. 전국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고령층 비율은 꾸준히 4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 부산의 고령층 확진 비율이 급증한 것은 오피스텔발 집단감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경매 모임이 진행된 샤이나오피스텔과 방문판매업을 준비 중이던 뉴그랜드오피스텔 방문자의 연령대는 60대를 주축으로 50~70대에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역학조사 결과 해당 오피스텔에서는 정식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부동산이나 방문판매 등을 목적으로 주로 장노년층의 지인들이 친밀한 사적 모임의 형태로 밀접하게 접촉했다. 고령층 방문자 확진 이후에도 가족 모임 등을 통해 n차 감염이 확산됐다.

또 다른 방문판매업체나 건강식품 설명회, 건강보조식품 매장도 확진자 동선에 속속 추가되고 있다. 주로 고령층이 방문하는 업종이라 방역당국은 접촉자 파악과 역학조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은 경북 칠곡에서 열린 산양삼 사업설명회에 참석했다 감염된 확진자가 운영한 부산진구 건강보조식품 매장에서 방문자 2명이 신규로 확진됐다. 전날에는 뉴그랜드 방문 확진자 중 한 명이 연제구의 다른 미등록 방문판매업체 운영자로 드러나기도 했다.

고령층은 중환자로 진행할 위험이 커서 환자 치료 역량에 부담이 커지고 중환자용 병상 수급에도 어려움이 발생한다. 실제로 부산의 중증·위중환자는 이달 들어 최대 8명까지 늘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령일수록 치명률도 높다. 현재까지 사망자 총 367명 가운데 344명(93.7%)이 60대 이상이다. 연령별 치명률은 50대 이하 0.14%, 60대 1.2%, 70대 6.53%, 80세 이상 20.66%다.

안병선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소모임 중심이나 방문판매, 지인의 사무실을 중심으로 고령층 소규모 집단발생이 생기고 있다”면서 “가까운 지인과의 모임에서 방역수칙이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발견되는 만큼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 두기 같은 방역수칙이 좀 더 생활화돼야 하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당분간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부산의 신규 확진자 4명 가운데 나머지 2명은 각각 서울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307번 환자 관련 n차 감염 1명과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 1명이다. 경남에서는 김해시에서 감염원을 조사하고 있는 사례 1명과 해외입국 키르기스스탄 국적 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날 0시 기준 전국 신규 확진자는 106명 늘어 13일 연속 100명대를 유지했다. 해외유입 15명을 제외한 91명이 지역에서 발생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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