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세 번째 총리 등판 꿈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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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총리가 퇴임 사흘 만인 19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후 자신의 SNS에 야스쿠니 신사를 찾은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아베 신조 트위터

일본 총리로 최장기간 재임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퇴임 사흘 만인 지난 19일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일본 보수·우익 진영에서는 이번 참배를 두고 환영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본 정부가 공식 사과한 ‘고노 담화’를 검증하도록 국회에서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던 우익 성향 야마다 히로시 자민당 참의원 의원은 트위터에서 “(아베가 재임 중 참배한)2013년 12월 26일 이후 안타깝게도 여러 사정으로 총리로서의 참배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재선되면 꼭 트럼프 대통령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실현에 모든 힘을 다해 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퇴임 사흘 만에 야스쿠니 참배
우익 진영 환영 목소리 이어져
정치적 구심점·지지층 다지기

2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에서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인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도 “나라를 위해 소중한 목숨을 바친 분들에게 존경의 뜻을 표하는 것은 정치가에게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트윗에 대해 17만여 명 정도가 호감을 표시한 가운데, 일부는 “언젠가 다시 세 번째 등판을 강하게 강하게 기대하고 있다”며 아베가 나중에 다시 총리가 되면 좋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보수·우파 세력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임에도 현직 총리가 실행하기에는 한국과 중국의 비판 등 정치·외교적 부담이 크다. 아베는 총리 자리에서 벗어나자 기다렸다는 듯 야스쿠니 신사로 달려가 우익 성향을 인증했고 이에 대해 그의 지지층이 환호한 양상이다.

다시 말해, 퇴임 직후 이뤄진 참배는 외교적 위험 부담은 줄이면서 아베의 정치적 구심력을 확인하는 재료가 된 셈이다. 만약 스가가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해 재임 중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다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아베가 참배를 되풀이하며 보수·우익 진영의 지지를 흡수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교도통신은 “지지기반인 보수층을 향해 존재감을 과시하는 모양새”라고 이번 참배를 분석했고, 트위터 이용자 중에는 “솔직히 말해 이것은 선거 활동이다. 암반 지지층의 표 굳히기”라고 반응한 경우도 있었다.

헌법 개정, 일본인 납치 문제 등 미완의 과제를 놓고 퇴임한 아베가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해 재기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가 스가 내각에서 방위상에 기용돼 안보 정책에서 막후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경희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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