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금으로 투자)’ 열풍과 함께 빠르게 불어나던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최근 하루 2400억 원 이상 줄어드는 등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 잔액 2436억 줄어
대출 총량관리·상환 영향

이미 조건을 갖춘 사람들은 거의 다 대출을 받아간 데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시중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대출 총량 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17일 현재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 8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날인 16일(126조 3335억 원)과 비교해 하루 사이 2436억 원 줄어든 것이다.

16일까지만 해도 신용대출 잔액은 급증세를 이어 갔다. 지난 주말(11일) 125조 1973억 원에서 16일 126조 3335억 원으로 3영업일 만에 1조 1362억 원이나 불었다. 일별 증가액은 △14일 5179억 원 △15일 3448억 원 △16일 2735억 원에 이르렀다.

10일과 14일 금융감독원과 은행 여신담당 실무진, 임원급의 잇따른 회의로 ‘신용대출 규제 임박’ 전망이 퍼지면서 기존 투자자금 및 생활자금 수요에 ‘일단 최대한 받아 두자’는 가수요까지 더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16일과 17일 사이 분위기가 바뀌어 신규 대출이 주춤한 채 상환은 이뤄지면서 신용대출 잔액이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총액 관리 차원에서 금액 큰 신용 대출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