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삼성과 현대에서 찾아본 부산시장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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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태 부경대 경영학부 교수

부산이 위기에 빠졌다. 코로나 이전부터도 부산은 날로 추락하고 있었다. 제2의 도시 위상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는 위기에 닥쳤을 때 이건희 회장의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위기 대응 경영철학을 꼽는다. 삼성이 오늘날의 위치를 확보한 데에는 이 경영철학이 주효하였다.

흔히 부산시장을 CEO에 비유한다. 부산시 공무원은 주식회사의 직원인 셈이다. 그럼 부산시장을 바꾸면 삼성의 ‘다 바꿔’에 해당될까? 여태 시장은 계속 바뀌었는데 부산은 계속 추락하고 있으니 이에 턱도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제 다 안다. 한국에서 잘나가는 회사의 경영진들을 보면 삼성사관학교 출신이 눈에 띈다. 위기에 빠진 부산시는 삼성에서 무엇을 배우고 적용하여야 할까? 여태는 부산시장만 바꿔 왔다. 산하 기관도 기관장만 바뀌었다. 여전히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동남권 관문 공항이 안 되고 있는 이유는 이 문제를 다루고 있는 국토부 관리들이 바뀌지 않아서이다. 국회의원 5석만 주면 동남권 관문 공항을 만들겠다는 국가 리더도 이 관리들을 바꾸지 못했다. 사람의 겉은 어쩔 수 없더라도 그 정신과 조직 운영형태는 바꿀 수 있고 이게 리더십의 요체이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부산시를 완전히 탈바꿈할 수 있는 부산시장의 리더십을 주문한다.

부산시라는 주식회사의 운영 방법에는 주식회사의 당근과 채찍이 철저히 적용되어야 한다.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이 따라야 하고 책임 경영이 되어야 한다. 무사안일한 관리는 부산시민을 위해서 퇴진할 배수의 진을 쳐야 우리 모두 산다.

부산시 주식회사의 CEO 요건에는 현대 정주영 회장이 한 말씀, ‘해 봤어?’가 적용되어야 한다. 즉 현장에서 직접 경험이 있어야 하고, 현장에서 발로 누빌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현재 물망에 오르는 사람 중에 누가 여기에 가장 해당할까? 부산시장 선거는 인기가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다. 먼지를 뒤집어쓰면서 현장에서 일할 사람을 뽑는 것이다. 부산시장을 정거장으로 해서 대권에 나설 만한 사람을 뽑는 것도 아니다. 부산시장은 부산시 문제에 대해 냉정함을 잃지 않으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애정, 열정이 있어야 한다. 소위 ‘3정’이 필요하다.

역대 부산시장 선거 공약들은 다 소위 ‘잘사는 부산, 살기 좋은 부산’을 만드는 공약이었다. 별 차이가 없다. 문제는 실천력에 있다. 도전하고 실천할 수 있는 현장형 부산시 CEO가 필요하다. 완전히 바꾼 부산시 공무원과 같이 현장에서 냉정한 이성을 가지고 애정과 열정을 쏟아붓는 부산시장을 기대한다.

부산 바뀌어야 한다. 부산시장에 대한 후보상도 지금의 이미지에 의한 인기인 위주에서 실제 현장을 알고 부산에 대한 ‘3정’이 있는 사람으로 바꾸어야 한다. 무사안일한 관리도 겉만 빼고 최소한 속은 싹 다 바꿔야 한다. 공약의 글귀만 바꾸고 그럴듯한 비전의 작명은 의미가 없다. 여태 이루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를 현장에서 실천만 하였으면 부산은 위기에 빠지지 않았고 달라졌을 것이다. 현장에서 여러분과 같이 부산을 확 바꿀 수 있는 CEO 부산시장이 필요하다. 부산시민 또한 ‘냉정, 열정, 애정’의 ‘3정’으로 무장하자. 바뀌자. 그래야 부산이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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