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핑크 vs 빨·노·파 국민의힘 상징색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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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자유한국당 등 보수 진영이 통합해 출범한 미래통합당의 당색. 부산일보DB

14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보고된 국민의힘 새 당색 가안.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당을 상징하는 색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20일 오전 11시로 예정했던 김수민 홍보본부장의 당 공식 색상 관련 브리핑을 한 시간 전인 오전 10시께 취소했다. “추가 여론수렴과 조율 과정을 거쳐 21일 비대위회의 뒤 발표하겠다”는 이유였다.

당초 김 본부장은 ‘빨강·노랑·파랑’ 3원색 혼용으로 당색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당색인 ‘해피핑크’를 유지하자는 의견이 소속 의원 ‘단톡방’ 등에서 다수를 이루면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변화와 혁신’ 의미 3원색 결정
“핑크 못 버려” 의원 다수 반발
“추가 여론 수렴” 공식 발표 연기

‘해피핑크’ 유지를 원하는 쪽에서는 “나를 당선시켜 준 ‘고마운 색’”이라는 이유가 많고, 올해 2월 미래통합당 출범 때부터 총선을 치르면서 이제야 자리 잡은 핑크색을 7개월 만에 바꾸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있다고 한다. 내년 4월로 예정된 부산·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고 있다. 빨강·노랑·파랑이 각각 자유한국당(빨강)과 정의당(노랑), 더불어민주당(파랑)의 당색이라는 점도 고민거리다.

반면 빨강·노랑·파랑 3색 혼용을 택한 의원들은 ‘당의 변화와 혁신’에 의미를 뒀다. 핑크를 유지할 경우 ‘도로 통합당’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기치로 내건 국민의힘이 그 가치를 당 색에 담아내기 위해서는 국내 정당사에선 사례가 거의 없는 혼용 색을 도입하자는 입장도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군에서 벗어나 새로운 색상을 제안하는 기류도 있다. 태영호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체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민들은 푸른 계열을 선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일단 국민의힘은 21일 김종인 위원장 주재 비대위 회의에서 지도부 의견수렴을 마친 뒤 당 색과 로고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결국 당명 변경때처럼 김 위원장 의중이 당 상징색 결정에도 ‘절대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앞서 국민의힘은 당명과 정강·정책을 손질하면서 당내 일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 바 있다. 의원총회에서 제대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았는데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일정을 미리 잡아 놓는 등 절차를 무시한 데 대한 지적이 많았다. 새로운 당명(국민의힘) 자체에 대한 ‘비선호’도 적지 않았다. 당시 장제원 의원은 “전국위 일정을 먼저 잡아 놓고 의원총회를 언제 어떻게 열까 고민하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어처구니가 없다. 당 비대위 전횡이 도를 넘고 있다”고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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