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사흘째 12명 확진… 발길 끊긴 캠퍼스, 불안 깔린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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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부산 서구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기숙사에서 한 학생이 짐을 빼고 있다. 이날 동아대 학생 3명이 추가돼 동아대 관련 확진자는 모두 12명이 됐다. 연합뉴스

동아대 부민캠퍼스 학생들이 사흘 연속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방역 당국은 접촉 범위뿐만 아니라 확산이 시작된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시 등은 대면 수업보다 동아리가 진행한 외부 모임이 캠퍼스발 감염의 주요 원인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심층 역학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동아대 부민캠퍼스 학생 3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관련 누적 환자는 전날 9명에서 총 12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감염된 12명 중 11명은 같은 학과 동아리 소속 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같이 수업을 듣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가장 큰 공통점은 함께 동아리 활동을 했다는 점”이라며 “집단 감염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파악하려면 심층 역학 조사가 필요하지만, 대면 수업보다는 외부 활동을 함께 한 점이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12명 중 11명이 같은 학과 동아리 소속
대면수업보다 외부 모임이 주원인 추정
지하 주점·교직원 식당 추가 감염 우려
부민캠퍼스 텅텅 비고 상권도 크게 위축

방역 당국은 동아대 확진자 11명이 속한 여행 동아리가 외부에서 모임을 가졌다는 점에서 이러한 추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모임을 가진 장소가 캠퍼스와 가까운 주점과 식당 등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주점이나 식당 등은 계속해서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데다, 특히 모임을 진행한 주점 1곳은 지하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상에 비해 환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지하 공간은 보통 비말 등에 의한 감염이 높은 곳으로 여겨진다. 방역 당국은 수업과 달리 동아리 활동이나 개인적인 만남을 학교 측이 통제하기는 어려워 접촉자 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내 교직원 식당에서 추가 감염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21일 제기됐다.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해당 식당에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 3명이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지난 14, 15, 16일에 동아대 부민캠퍼스 국제관 교직원 식당에 들른 경우 보건소에서 상담을 받을 것을 이날 권고했다.

부산시는 건물 출입구로 국제관에 들어온 사람은 출입 명단을 작성했지만, 식당으로 통하는 또 다른 출입구가 있어 객관적인 명단 파악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부산시 역학조사관이 현장을 방문한 결과 식당에는 가림막이 처져 있던 상태였다. 부산시 관계자는 “학교 교직원 식당은 특별히 출입자를 확인할 다른 방법이 없어서 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출입구가 2곳 이상인 교직원 식당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흘째 확산이 지속되면서 동아대 학생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특히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확진자도 있어 쉽사리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21일 동아대 환자 12명 중 무증상인 학생도 있고, 유증상자는 인후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실제로 21일 오후 1시께 동아대 부민캠퍼스는 학생들의 발길이 뚝 끊긴 모습이었다. 몇몇 교직원이 가끔 국제관 등을 오갈 뿐 캠퍼스를 거니는 학생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추석 연휴 기간까지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된 데 이어 기숙사도 일시 폐쇄됐다.

학생 감염 확산으로 동아대 부민캠퍼스 주변 상권도 위축된 모습이다. 이날 낮 12시께 캠퍼스 건너편 A식당은 캠퍼스 감염이 확산한 이후 배달과 포장 판매로 전환해 영업을 하고 있었다. 식당 문에는 ‘캠퍼스에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해 배달 및 포장만 가능합니다’라는 제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전화나 앱으로 주문한 이후 음식을 받으려 방문할 때는 마스크를 꼭 써 달라는 간곡한 당부도 담겨 있었다. 직원만 남은 내부 식당에서는 종종 배달원이 음식을 받기 위해 오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같은 건물 2층에 있던 24시간 식당은 점심시간임에도 손님 하나 없이 텅 빈 상태였다. 발열 측정기를 취재진 이마에 갖다 댄 식당 직원은 “학생들이 감염되면서 부민동 일대가 조용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우영·박혜랑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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