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반짝 빛 본 극장가 다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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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개봉, 지금까지 435만 명을 동원해 손익 분기점을 넘긴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한 장면. 아래쪽은 광화문 집회 이후인 지난달 28일 개봉해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작품 ‘테넷’의 스틸컷. CJ 엔터테인먼트·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광화문 집회만 아니었다면….”

시름을 앓던 극장가가 여름 성수기를 맞아 모처럼 활짝 웃었다가 다시 침체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8월 한국 영화 산업 결산을 발표하고 롤러코스터를 탄 지난달 극장가 경향을 공개했다.

22일 영진위에 따르면 8월 둘째 주말(7~9일) 관객 수는 181만 명으로 신천지 사태로 코로나19 1차 대확산 시기였던 2월 이후주말 최대 관객 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홍원찬 감독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개봉 영향이 컸다. 지난달 5일 관객을 찾은 이 영화는 개봉 후 첫 주말인 지난달 8일 하루에만 73만 명을 불러 모았다. 1월 28일 이후 최고 일일 관객 수다. 8월 첫째 주말(7월 31일~8월 2일) 이후 3주 연속 주말 관객 수가 100만 명을 넘어 모처럼 극장가가 활짝 웃었다.

신천지발 확산 후 8월 주말 관객수 회복
광복절 이후 코로나 재확산에 다시 급감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작품 ‘테넷’도 고전
대목인 추석 연휴도 분위기 반전 어려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지난달 426만 명을 동원해 1월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475만 명)에 이어 올해 두 번째 400만 영화가 됐다. 이 영화는 손익 분기점 350만 명을 개봉 12일 만에 돌파해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분전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서울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되자 관객 발걸음이 끊겼다. 지난달 18일부터 관객 수가 급감했고, 19일 예정됐던 영화 ‘국제수사’ 개봉도 연기됐다. 8월 넷째 주말(21~23일)은 관객 수가 48만 명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달 16일을 기점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극장 상영 횟수도 줄었다. 지난달 15일 상영 횟수는 총 1만 9683회로 1월 평균 상영 횟수를 넘었었다. 한데 지난달 16일 상영 횟수가 감소세로 돌아섰고 지난달 31일에는 1만 1262회로 줄었다. 스크린당 상영 횟수도 광복절에는 6.2회를 기록해 1월 평균인 6.4회에 가까워졌지만, 지난달 31일엔 3.6회로 대폭 감소했다.

모처럼 개봉한 외국 영화이자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화제작 ‘테넷’은 선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광복절 집회 이후인 8월 26일에 개봉하면서 지난달 71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지금까지 누적 관객 수도 155만 명(21일 기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하반기 기대작인 ‘승리호’ ‘도굴’ 등 대작의 개봉이 미뤄졌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계속되면서 극장가 대목인 추석에도 대규모 관객 동원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일일 관객 수는 최저 4만 6240명(15일), 최고 16만 802명(5일)에 그쳤다. 이는 영진위가 영화관 입장권 할인권을 배포하기 시작해 극장가에 생기가 돌기 시작하던 6월 이전인 5월과 비슷한 수치다.

한편 추석을 맞아선 제작비 50억 원 이하의 중소 규모 영화가 개봉한다. 곽도원 김대명 김상호가 출연하는 ‘국제수사’와 성동일 하지원의 ‘담보’는 오는 29일, 7월 개봉한 ‘강철비 2: 정상회담’은 확장판으로 오는 30일 관객을 찾는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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