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학관민 동남권발전협의회, '메가시티' 싹 틔울 밀알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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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경남을 아우르는 광역협의체인 (사)동남권발전협의회가 24일 부산상공회의소 1층에 문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과도하게 집중된 수도권 일극체제의 폐단을 해소하는 돌파구의 하나가 마련된 셈이어서 고무적이다. 이 기구는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에 확실한 주춧돌이 아닐 수 없다. 수도권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과대 팽창하고 있는 반면 지방은 소멸 위기에 놓인 가운데 800여만 명이 사는 부울경을 하나로 묶어 수도권에 대항할 메가시티로 키우는 게 절실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가 창간 74주년을 맞아 내건 ‘부울경, 하나로 미래로’란 기치가 지난 14일 3개 광역지자체의 부산연구원, 울산발전연구원, 경남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동남권 발전계획 수립 연구 1차 보고회에 이어 동남권발전협의회 출범으로 연결되는 등 조기에 성과를 내고 있어 매우 희망적이다.

명실상부 광역 민간 연합 협의체 출범
부울경 공생 위한 역량 결집 견인해야

동남권발전협의회는 부울경 메가시티 현실화를 최대 지향점으로 삼았다고 한다. 사업방향 설정을 참 잘 했다고 할 수 있다. 산업 인프라가 풍부한 부울경이 하나로 뭉치면 지방의 인적·물적 자원을 마구 빨아들이는 수도권에 맞설 강력한 자생력을 갖춘 광역 경제블록을 충분히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협의체 개소식에서 초대 상임위원장을 맡은 전호환 전 부산대 총장은 “부울경을 메가시티로 묶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포부에 큰 기대를 건다.

동남권발전협의회는 부울경 메가시티의 토대 구축을 위해 이미 3개 시·도의 상의 회장과 대학 총장을 비롯해 상공계, 학계, 관계, 언론, 시민단체 대표 등 22명을 공동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또 2000명에 달하는 지역민을 회원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울경 산학관민이 참여하는 첫 사례로서, 명실상부한 광역권 민간 연합 협의기구라 할 것이다. 이로써 부울경의 진정한 상생과 협력, 산학관민의 파트너십이 제대로 이뤄질 가능성을 높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사실 그동안 여러 차례 부울경 행정기관과 상공계의 상생 협의체가 생겼으나, 제안과 논의 수준에 그치고 심지어 따로 놀면서 갈등마저 키운 점이 없지 않았다.

따라서 동남권발전협의회의 급선무는 부울경 공생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추진된 협의가 지역 이기주의나 헤게모니 다툼 탓에 진전을 보지 못했던 문제점과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발판으로 각 지역 주체와 협의체 참여기관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종합해 메가시티 구축에 필요한 단기 및 중장기 밑그림을 치밀하게 그리는 한편 부울경의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데 밀알이 되는 역할이 협의체에 요구된다. 가덕신공항 조성 등 지역의 당면 과제 해결에도 앞장서길 바란다. 정부와 여야는 사회·문화적 뿌리가 같은 부울경이 역량을 결집해 국가균형발전을 꾀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결코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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