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해 정부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직접 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LCC 업체에 대한 자금수요 실사가 이뤄지는 등 금융당국이 LCC 지원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다.

저비용항공사 자금난 지속
제주항공 등 자금수요실사
산은, 세부지원 방안 검토
에어부산, 유상증자 집중

당초 정부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항공업에 대해 대형항공사(FSC)는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지원하고, LCC 지원은 135조 원 규모의 ‘민생·금융 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의 일부를 활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때문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은 매각 불발로 경영위기에 처한 아시아나항공을 ‘1호’ 지원 대상으로 결정했다.

정부는 LCC에 대해선 이미 상반기에 3000억 원 범위에서 부족한 유동성을 지원할 계획을 밝혔고 현재까지 2500억 원 정도를 지원했다. 산업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LCC에 지원된 산은 자금은 총 2543억 원으로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1493억 원(에어부산 993억 원, 에어서울 500억 원), 제주항공 400억 원, 진에어 300억 원, 티웨이항공 350억 원 등이다.

그러나 LCC 업계의 자금난이 계속되면서 추가적인 정책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최근 LCC 3개사(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에 대해 외부 회계법인 주관으로 자금수요 실사가 이뤄졌다. 다만 이들 업체로부터 구체적인 자금지원 신청은 아직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금융당국과 정책금융기관 간 협의를 통해 LCC에 대한 세부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LCC에 대해서도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에서 LCC 지원에 대한 요청이 있었고 LCC 산업동향에 대한 보고가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위원회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향후 관계부처 논의를 통해 (지원에 대한)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LCC 가운데는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이 기간산업안정기금의 기금 지원 요건(총차입금 5000억 원 이상·근로자 수 300명 이상)을 충족한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의 기업 지원 실적이 저조한 것도 LCC 지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기업 지원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아시아나항공 이외 기업에 대해 자금지원을 하지 못한 상태다. LCC가 지원을 받게 되면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2호’ 기업이 된다. LCC 업체 가운데는 제주항공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에어부산의 경우 우선 다음 달로 예상되는 ‘유상증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LCC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받는 것이 시장에 어떤 신호로 받아들여질지 알 수 없다”면서 “제주항공이 지원을 받아 선례를 만들면 시장의 반응 등을 분석한 뒤 다른 LCC가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