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이파크 강등 위기에 ‘승격 청부사’ 조덕제 감독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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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한 부산아이파크 조덕제 감독. 부산아이파크 제공

프로축구 부산아이파크 조덕제 감독이 전격 사퇴했다.

부산 구단은 29일 조덕제 감독이 최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8년 말 부산의 제22대 감독으로 부임해 팀을 5년 만에 K리그1으로 승격시켰던 조 감독은 2020시즌을 채 마무리하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현재 K리그1 최하위로 밀려나 ‘강등 위기’에 처한 부산은 시즌 4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2018년 제22대 감독으로 부임
5년 만에 K리그1 승격시켜
초반 1부리그 적응에 어려움
중반 6위, 파이널A 진입 노려
주전 부상, 외국인 선수 부진
3연패 빠지면서 꼴찌로 추락
구단, 감독 없는 위험한 모험
이기형 코치, 감독대행 맡아

조 감독은 부산이 K리그2(2부 리그)에 머물던 2018년 12월 사령탑을 맡아 지난 시즌 팀을 K리그2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았다. 경남 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승리로 이끌며 팀의 숙원인 1부 리그 승격을 이뤄 냈다. 수원 FC 지휘봉을 잡았던 2015년에 이어 국내 감독 중에선 유일하게 두 번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소속팀을 모두 승격시켜 ‘승격 청부사’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부산의 K리그1 복귀 첫 시즌인 올해 초반 팀이 1부리그 적응에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시즌 중반 6위까지 끌어올려 파이널A 진입을 노리기도 했다. 하지만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과 외국인 선수의 부진 등이 겹치며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급기야 지난 27일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인 강원 FC와 23라운드에서 0-2로 완패하며 4승 9무 10패(승점 21)로, 인천 유나이티드에 골득실에서 밀려 최하위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이 경기 포함 부산은 3연패 수렁에 빠졌고, K리그1 복귀 한 시즌 만에 다시 ‘강등 위기’에 직면했다.

구단은 “강원과의 경기 다음 날 조 감독이 팀에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고, 구단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발표했다. 구단 관계자는 “조 감독의 사임 의사가 확고했다”면서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과 함께 팀을 재정비하기 위해선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29일 오전 11시 선수들과 고별 미팅을 하고 팀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감독의 사퇴를 두고 말들이 많다. 부산은 지금 처절한 1부리그 ‘생존 경쟁’을 치르고 있다. 남은 파이널 라운드 4경기에서 잔류와 강등이 결정된다. 이런 중대한 시기에 감독이 사퇴하는 것도 이해되지 않지만, 사퇴를 수락한 구단의 행태도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조 감독의 사퇴 의지가 완강했다고는 하지만, 졸지에 수장을 잃은 선수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시즌 막판에 감독을 바꾸는 건 ‘위험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부산은 조 감독이 떠난 자리를 이기형 코치에게 맡겼다. 구단은 “팀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이기형 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대행으로선 꼴찌로 떨어진 팀을 잔류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게 됐다. 당장 이번 주말(10월 4일) FC 서울전에 대비해 선수단 분위기를 수습하고, 사기를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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