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사고를 낸 후 ‘유골함이 깨졌다’며 돈을 뜯어낸 60대 남성이 붙잡혔다. 경찰청 제공

지나가는 차량과 고의로 사고를 낸 후 ‘부모님의 유골함이 깨졌다’며 돈을 뜯어낸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6월 부산 남구의 한 주택가에서 차를 몰던 A 씨는 사이드미러 쪽에서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에 황급히 차를 세웠다. 60대 B 씨가 차량 뒤편에서 사기그릇을 주섬주섬 주워 담고 있었다. 검은 정장의 상주 차림을 한 B 씨는 A 씨에게 ‘사망진단서(화장장)’라고 적힌 종이를 보여 주며 “차에 부딪혀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고 울먹였다.

당황한 A 씨는 사과와 함께 B 씨가 요구한 30만 원을 합의금 명목으로 건넸다. 이후 A 씨는 혹시 연락처를 주지 않아 나중에 뺑소니로 오해를 받지 않을까 걱정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 씨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인하다가 오히려 남성이 고의로 사고를 낸 정황을 포착했다.

B 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5월부터 이달 7일까지 부산·경남 일대에서 11명에게 총 109만 원을 뜯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B 씨는 범행을 앞두고 실리콘으로 제작한 보호 장치를 오른팔에 끼고 사전 연습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29일 사기 혐의로 B 씨를 구속했다. 김성현 기자 kk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