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 모 씨 휴가에 대한 검찰수사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찰 수사에서 아들의 특혜 휴가 의혹에 대해 불기소라는 면죄부를 받았지만, 국회 대정부질문과 상임위원회 답변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야당이 ‘봐주기 수사’라고 반발하며 특검 추진을 공언했지만, 법적 책임과는 별개로 국무위원이 국민 눈앞에서 버젓이 거짓 해명을 한 데 대해서는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다.

‘봐주기 수사’ 반발, 특검 추진 공언
원희룡 “검찰개혁 운운, 저 뻔뻔함”

29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추 장관의 거짓을 성토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법조인 출신인 전주혜 의원은 “추 장관이 김 모 대위 핸드폰 번호를 보좌관에게 보내주고, 병가 연장 관련 내용을 (보좌관에게)보고받은 것은 명백히 군부대 관계자에게 전화하라고 ‘지시’를 한 것”이라며 “그동안 추 장관 이야기는 다 거짓이었다. 보좌관에게 전화를 지시했고, 아들 휴가에 관여했고, 보좌관이 전화한 사실도 알고 있었다”고 추 장관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차례도 아니고 여러 차례 이뤄진 거짓말에 대해 추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진 의원도 “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보좌관에게 아들 (소속부대의)상급부대 대위 전화번호를 줬는데 ‘전화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은 ‘술은 마셨는데 음주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소속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이 추 장관에게 면죄부를 줬고, 추 장관은 ‘무분별한 정치공세로 심려 끼쳐 송구하다’고 말했다”면서 “검찰의 봐주기 수사에서조차 자신의 거짓말이 뻔히 드러났는데도 ‘무분별한 정치공세’ ‘검찰개혁’을 운운하는 저 뻔뻔함을 참을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번 추 장관 수사 결과에 대해 “북한의 공무원 피살 사건으로 국민 관심이 고조되고 추석 연휴가 시작돼 언론들이 조금 조용한 틈을 타 이렇게 사건을 떨어버리려 하고 있다”며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추 장관에 대해 “거짓말쟁이” “국민 우롱 그만하라”는 등 비판적 글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출신인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일면식도 없다’고 했다가 위증 논란이 불거지자 곧바로 사퇴했다”면서 “말끝마다 ‘야당은 더했다’는 민주당이 추 장관의 거짓까지 옹호하는 걸 보니 기가 막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추 장관 아들 서 모 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제보한 당직사병 현 모 씨 측은 검찰 수사로 자신의 발언이 사실로 확인되자 자신을 거짓 제보자로 몰아붙인 추 장관과 여권 인사들에 대해 “추석 연휴까지 사과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반격했다. 이에 현 씨를 ‘단독범’이라고 표현했던 민주당 황희 의원은 이날 “과한 표현으로 마음에 상처가 된 부분에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전창훈 기자 j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