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나홀로 확진자 급증, 코로나 경각심 고삐 조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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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동안 부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코로나 방역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30일 6명, 지난 1일 18명, 2일 8명, 3일 5명, 4일 5명으로 닷새 동안 무려 4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석 당일이던 지난 1일, 역대 두 번째 규모인 18명의 확진자가 쏟아진 게 컸다. 부산의 추세는 최근 나흘 연속 두 자릿수 확진자를 유지하며 진정 국면에 접어든 전국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부산만 ‘나 홀로’ 확산세를 보이고 있고, 무엇보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 뼈아프다. 부산이 새로운 집단감염 진원지가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나오는데, 연휴 이후 코로나 방역에 더욱 고삐를 조여야 하겠다.

경로 불분명 확산, 3차 대유행 우려도
연휴 이후 철저한 방역·시민 협조 필요

연휴 기간 나타난 부산 지역 감염 사례의 면면을 보면 예사롭지가 않다. 서울에서 부산에 온 귀성객이 서울 지역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부산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기다 병원·목욕탕·식당 등에서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고 규모 또한 커지고 있는 추세다. 당국은 북구에서 깜깜이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지난 2일부터 2주간 만덕동 일대에 ‘집합 제한’ 명령을 내렸다. 특히 목욕탕 관련 감염의 경우, 경로 불확실이 많아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추석 연휴 기간 날아든 소식 가운데 놀라운 것 중 하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확진 판정이다. 코로나19 감염이 지역과 성별, 지위의 고하를 가리지 않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지난 4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이후 주요 국가 정상의 감염 사례라서 충격적인데, 국제사회의 역할과 영향력 등 측면에서 최강대국이라 할 나라의 지도자조차 코로나 바이러스를 비껴가지 못한 것이라 더 그렇다. 코로나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한 사례다. 그런데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요트 구매와 현지 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는 소식에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결정은 개인의 자유에 속하겠지만 해외여행 지침을 주관하는 주무 부서 수장의 가족이 특별여행주의보를 무시한 처사가 적절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적인 것은 검사 건수가 크게 줄면서 나타난 착시 효과일 수 있는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 확진자 수가 급증한 부산은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전파 사례가 절반에 가까워 ‘3차 대유행’ 우려도 제기되는 마당이다. 유흥 시설과 방문판매 업체 같은 고위험 시설에 대한 집합 금지 명령을 비롯해 거리 두기 2단계에 준하는 핵심 방역 조처들이 더욱 철저하게 유지돼야 한다. 연휴 이후에도 추석 특별방역에 버금가는 강력한 위기관리 대책으로 감염 확산세를 틀어막는 게 시급하다. 시민들도 연휴 이후 의심 증상 시 신속히 검사를 받는 적극적인 자세와 협조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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