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돌림판, 비대면 발표 필수 아이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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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를 만들 때 사용하는 돌림판이 언택트 시대 발표자의 필수품(?)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상 수상에 혁혁한 공을 세우면서부터다.


부산시는 9월 29일 열린 ‘2020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 상은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전년도 일자리 정책 추진 실적을 종합 평가해 선정한다. 부산시가 대통령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자리대상 대통령상 탄 부산시
노트북 거치 돌림판이 일등공신


부산시는 이번 평가에서 역대 최대투자 유치로 양질의 일자리 4300개 창출을 이뤄 낸 ‘(주)코렌스 EM 부산형 일자리 사업’, 노사 간 양보를 통해 미래 세대에게 일자리를 양보한 ‘부산교통공사 노사협력 일자리 창출’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좋은 실적만큼이나 공을 세운 주인공은 또 있었다. 바로 케이크 돌림판.

이번 심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최초로 구글 미트(Google Meet)를 활용한 비대면 심사가 이루어졌다. 이에 부산시 박성훈 경제부시장을 비롯한 일자리창업과 직원들은 심사 3일 전부터 주요 예상되는 질문에 대비해 예행 연습에 심혈을 기울였다.

심사를 할 때 답변을 할 수 있는 인원은 최대 5명으로 제한됐다. 부산시는 여러 사람이 발표를 하면 비대면 상황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질 것을 우려, 3명만 답변을 하기로 정했다. 인원을 3명으로 줄였지만 비대면 심사에 사용할 수 있는 노트북은 한 대뿐. 답변자가 바뀔 때마다 노트북을 이동시키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전선이 꼬이기도 했고 카메라가 심하게 흔들리기도 했다. 문정주 일자리기획팀장은 “연습 과정에서 발표자가 바뀌어 노트북을 이동시킬 때마다 화면이 흔들려 눈도 피로하고 집중력도 떨어져 고민이 컸다”고 말했다.

이때 일자리창업과 황선화 주무관이 아이디어 하나를 불쑥 내놨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황 주무관은 집에서 사용하던 케이크 돌림판을 떠올리고는 심사에 참가한 답변자가 테이블에 ‘ㄷ자’ 형태로 앉고, 돌림판 위에 놓인 노트북을 좌우로 돌려가며 각자 맡은 질문에 답변하자고 제안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부산시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안정적인 화면으로 비대면 심사를 무사히 마쳤다.

이수일 일자리창업과장은 “심사위원들이 어떻게 그렇게 부드럽고 흔들림 없이 발표자를 바꿨는지 물어 올 정도로 영상이 안정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다들 고생한 덕에 큰 상을 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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