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文에 그렇게 해놓고…” 동교동계에 앙금 드러낸 부산 與 의원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최근 불거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 인사들의 더불어민주당 복당설에 대해 부산 민주당 의원들이 격렬하게 반발해 눈길을 끈다.

이낙연 대표의 측근이자 당 수석대변인인 최인호(사하갑)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 민주당에서 당 대표까지 지낸 정대철 전 고문을 ‘정대철 씨’라고 지칭하면서 “(동교동계의)복당 추진은 정 씨의 자가발전”이라고 직격했다. 최 의원은 “당과 지도부의 복당추진 사실이 없음을 잘 알면서도 복당논의가 있는 것처럼 언론에 흘리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정대철 씨는 민주당에 관심 갖지 말아 주시길 바란다. 후배 정치인들에게 부끄럽지 않나”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복당에 대한 자가발전을 멈추고 원님 덕에 나팔 불 생각을 거둬라”고 재차 쏘아붙였다.

최근 민주당 입당설에 격렬 반발
최인호 “정대철 씨 부끄럽지 않나”
전재수도 페이스북서 직격탄
이낙연 복당 차단에도 불씨 남아

전재수(북강서갑)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불과 몇년도 지나지 않은 적대행위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은 흔쾌히 문제삼지 않겠지만 이쯤 되면 잊혀졌으면 잊혀진 대로 사는 법을 배우셔야 할 듯”이라며 “그동안 쏟아냈던 가혹하고도 참담한 많은 말들을 어찌 감당하려 하나. 참 보기가 거시기하다”고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이들 부산 의원의 이런 반응은 동교동계와의 오랜 악연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동교동계를 위시한 호남 세력이 주류인 옛 민주당에서 소수파인 노 전 대통령 측은 2002년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부터 동교동계의 극심한 견제를 받았고, 당선 이후에는 대북송금 특검 도입을 시작으로 열린우리당 창당, 노 대통령 탄핵 사태 등을 거치면서 화해불가능 지경으로까지 관계가 악화됐다. 여기에 2012년 대선 당시 동교동계 일부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고,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와 뒤이은 안철수 대표의 탈당과 국민의당 창당 당시 동교동계 주류 대다수가 안 대표 측에 합류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양측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이낙연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동교동계 원로 등은 민주당 밖에서 원로다운 방식으로 민주당을 도울 것으로 믿는다”며 동교동계 복당 가능성을 차단했다. 당 차원에서 전날 “복당 논의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앞으로도 계획이 없음을 밝힌다”고 한 데 이어 확실하게 차단막을 친 셈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이 대표가 동교동계를 완전히 배척하기도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