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수요는 느는데, 굴이 없네’ 통영 굴 업계 ‘수급 불균형’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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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생굴 산지인 경남 통영의 한 생굴 작업장에서 사전 출하 작업이 한창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는데….”

본격적인 출하 시즌을 앞둔 경남 남해안 굴 양식업계가 노심초사다. 코로나19 악재에도 내수 시장이 살아나면서 모처럼 신바람을 내나 싶었는데, 정작 출하할 물량이 없어 손을 놀리고 있다.

경남 통영에 본소를 둔 굴수하식수협(조합장 지홍태)은 ‘2021년산 햇굴 초매식(첫 경매)’을 오는 22일 열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올여름 굴 집단 폐사, 출하 지연
온라인 주문 급증 불구 공급 부족
김장 수요 감소·日 검역 강화 악재

국내 최대 굴 산지인 경남 남해안에선 매년 10월 중순 출하를 시작해 이듬해 6월까지 생산을 이어 간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보다 시작 시점이 일주일 정도 늦어졌다. 지난여름 빈산소수괴로 진해만 일대 굴 양식장에서 집단 폐사 피해가 발생하면서 생산 차질이 빚어진 탓이다.

반면 소비는 살아나는 분위기다. 제철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온라인 쇼핑몰 등 소매 시장이 활성화한 덕분이다.

관건은 원료 수급이다. 생굴을 소포장해 납품하는 가공업체는 밀려드는 주문에도 원료가 없어 발을 구르고 있다. 가공업계 관계자는 “박신장(생굴 작업장) 2~3곳을 돌아야 겨우 하루치를 채울 수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중반 이후다. 무엇보다 김장 특수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굴 양식업계는 수도권 김장이 시작되는 11월 중순부터 12월까지를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는다. 하지만 배추를 비롯한 각종 김장재료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김장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출도 비상이다. 주력 시장인 일본의 경우, 다행히 수출 단가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검역 절차가 강화되면서 길목이 좁아졌다. 최근 수출된 일부 한국산 패류에서 독소가 검출되자, 샘플링 검사로 갈음하던 것을 전수 검사로 전환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길어야 하루이던 통관 절차가 빨라야 이틀이 돼 버렸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생물이다 보니 단 하루라도 차이가 크다. 수입자 입장에선 유통에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면서 “당분간은 현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글·사진=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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