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감염원조차 아직 몰라” 주민들 불안 최고조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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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덕동 요양병원 53명 감염

14일 오후 부산 북구 해뜨락요양병원에서 119구급차량을 이용해 확진환자가 격리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14일 오후 부산 북구 해뜨락요양병원에서 119구급차량을 이용해 확진환자가 격리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 북구 만덕동 한 요양병원에서 이틀간 코로나19 환자 50여 명이 추가되면서 명확한 감염 경로와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목욕탕에 이어 집단감염이 발생한 만덕동 일대에 불안감이 확산하지만, 아직 명확한 감염원을 밝혀내지 못해 ‘조용한 전파’가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양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조무사와 직원 일부가 만덕동 주민으로 확인되면서 당장 추가 환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간호조무사 첫 확진 후 줄줄이

부산시 “조사 더 필요한 사안”

주민들에 조용한 전파 가능성도


14일 부산시와 북구 등에 따르면 부산 485번 환자인 간호조무사 A 씨는 지난 13일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에서 최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지난 8일부터 체온이 오르는 등 코로나19 증세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지만, 병원 안에서 처음으로 감염된 환자인지 판명이 나지 않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역학 조사 결과 A 씨는 사망한 환자를 지난 7일 하루 종일 돌본 뒤 열이 났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정확한 감염원이 파악되지 않자 이번 집단감염이 만덕동 일대 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요양병원은 비교적 폐쇄된 공간이지만, A 씨를 포함해 확진 판정을 받은 요양병원 직원 일부가 만덕동 주민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은 입원 전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요양병원 환자보다는 출퇴근이 가능한 직원 쪽에서 집단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민 사이에 무증상으로 ‘조용한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A 씨가 만덕동에서 감염이 된 것인지도 불분명하다”며 “조사가 더 필요한 사안”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환자와 직원 53명이 집단으로 감염된 데에는 고령이나 치매 환자가 많은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소 기본적인 방역인 마스크 착용조차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안병선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14일 브리핑에서 “어제(13일) 현장 실사를 나갔을 때는 마스크 착용이 잘 이뤄졌으나, 입원 환자 절반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어 평상시에 마스크 착용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령에다가 치매인 환자가 마스크를 하루 종일 쓰고 있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확진된 환자 연령대를 보면 80대가 29명, 70대 10명, 60대 9명, 50대 4명, 40대 1명이다.

부산시는 감염이 하루 이틀이 아닌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직원에서 환자로, 환자에서 직원으로 이어지는 감염 경로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거동이 어려운 고령 환자가 많은 탓에 직원들과 환자가 밀접 접촉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요양병원에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만덕동 일대는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지난달부터 14일까지 만덕동 그린코아목욕탕, 식당 등과 관련한 확진자만 23명이 나온 상황에서 부산 최대 규모 집단감염이 터졌기 때문이다. 특히 그린코아 목욕탕 관련 환자와 접촉한 가족 1명이 1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기존 감염 확산세도 멈추지 않은 상태였다.

만덕동 주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인 상황이다. 주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거나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취업을 준비하는 만덕동 주민 B(29·여) 씨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오늘 평소 다니던 독서실에서 짐을 뺐다”며 “외부와 접촉하는 일이 많은 아버지는 오늘 휴가를 냈다”고 말했다.

이우영·박혜랑 기자 verdad@busan.com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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