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만이라도 알았으면” 울먹…전화조차 안 받는 병원에 분통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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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 얼굴 본 게 마지막”
입원환자 가족들 발동동

부산 북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직원과 환자 등 5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을 받은 가운데 14일 입원 환자의 가족이 병원을 찾았으나 출입금지가 돼자 발길을 돌리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 북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직원과 환자 등 5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을 받은 가운데 14일 입원 환자의 가족이 병원을 찾았으나 출입금지가 돼자 발길을 돌리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지난 설에 보고 못 뵀거든요. 어머니가 검사받고 있는지, 어떤 상태인지 병원에서 연락이 없어요.”


5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에 어머니가 입원한 김 모(62) 씨는 마스크와 장갑을 쓴 채로 14일 오전 11시 병원 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김 씨의 모친은 88세로 치매 증상 등이 있어 지난해 입원했다. 지난 13일 오전 병원으로부터 ‘병원 직원 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돼 환자 및 직원을 전수검사하고 있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이후 후 병원 측이 이후 과정에 대해 설명을 해주지 않아 불안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 씨는 “어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어 아예 가족과 의사소통이 안 되는 상황이라 전화를 해서 상황을 확인할 수도 없다. 어찌나 걱정이 되든지, 장갑 2겹을 끼고 직접 나와 봤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올해 설날에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봤다.


14일 오후 부산 북구 해뜨락요양병원 앞에서 입원 환자의 가족이 환자의 안부를 묻기 위해 병원 관계자와 통화를 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14일 오후 부산 북구 해뜨락요양병원 앞에서 입원 환자의 가족이 환자의 안부를 묻기 위해 병원 관계자와 통화를 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김 씨 외에도 요양병원 환자들 가족 10여 명이 병원 주위를 서성였다. 해당 병원에 입원 중인 90대 어머니를 둔 한 60대 여성도 걱정스러운 눈길로 2시간 넘게 병원 문 앞을 지켰다. 이 여성은 “어머니가 어느 병원으로 갔는지, 아직 요양병원 안에 있는지 아무런 정보가 없다”며 “병원은 아예 전화를 안 받는다. 병원이나 부산시가 진행 상황을 설명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호자들은 병원으로부터 현재 상황과 환자 상태에 대한 정보를 공유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년 전 해당 병원에 입원한 아버지를 둔 보호자 정 모(62) 씨는 “병원 관리를 어떻게 하길래 이렇게 많은 환자가 확진을 받은 거냐”며 “면회도 못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것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 병원은 확진자가 빠지나간 병실을 재배치하고 음성 환자들에 대한 격리를 준비하는 등을 상황이 급박히 돌아가서 연락이 늦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혜랑 기자 rang@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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