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라인업·GV 참석률 높은 것이 가장 보람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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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관 BIFF 이사장 인터뷰] “세계 영화인들 참석 의지 대단”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올해 열린 세계 영화제 중 가장 많은 라인업으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이끈 이용관 BIFF 이사장. 부산일보DB

“영화제는 영화인과 관객이 소통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입니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맞았지만, 영화인들의 참석 의지를 봤고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영화제 본연의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를 앞둔 이용관 BIFF 이사장의 말이다. 그는 BIFF 창립 멤버로 수차례 위기를 겪었지만, 이를 뛰어넘고 지금에 이르렀다. 영화제마다 찾아오는 태풍 같은 자연재해도, 수년 전 정치적 재난도 겪었지만 올해는 모두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전염병 사태를 맞았다.

이 이사장은 “올해는 BIFF 25주년이 되는 상징적인 해”라며 “지난해 처음 시도한 시민공원 야외 상영뿐만 아니라 동구 자동차 극장, 해운대구 바지선 스크린 등 여러 방식으로 상영을 준비했지만, 하지 못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한때 영화제 개최 자체가 불투명하기도 했다. 추석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격상된다면 영화제 취소까지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추석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무사히 개막일을 맞았다.

BIFF가 놀랄 정도로 세계 영화인들의 영화제 참석 의지는 정말 대단했다. 한국 영화 초청작은 100% GV를 진행하고, 해외 초청작까지 포함하면 전체 GV 비율은 70% 이상이다. 그만큼 영화인도 관객과 소통이 절실했다는 뜻이다.

이 이사장은 “GV 참석률이 높은 것이 올해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며 “연기자들도 마스크를 쓰고 GV에 참석하기로 했고 부산영화제를 통해 다 함께 코로나 블루를 이겨 내자는 상징적인 일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실 광복절 이전에는 해외 게스트 초청을 염두에 두고 영화제를 준비했다. 일본 거장이자 BIFF를 사랑하는 감독 중 한 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비롯해 개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를 연출한 감독 중 한 명인 훙진바오(홍금보) 감독, ‘화양연화’ 복원판으로 초청받은 왕자웨이(왕가위) 감독 등 세계적인 감독이 개막식을 찾을 예정이었다.

자가 격리 2주를 감수하고서라도 BIFF에 꼭 참석하고 싶다는 아시아권 감독이 10명 이상이었고, 유럽 감독 중에서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해외 게스트 초청은 전면 불발됐지만, 그만큼 영화인들의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신뢰와 참석 의지는 컸다.

그는 “세계 영화인을 비롯해 BIFF를 기다리고 도와주는 부산 시민께 감사하는 마음밖에 없다”면서 “다행히 역대급이라고 할 정도로 좋은 작품이 부산에 많이 왔고 무사히 치러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BIFF는 올해 열린 세계 영화제 중 가장 많은 상영작 라인업을 갖추고 21일 개막한다. 조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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